선단선 어군탐지기로 촬영한 침몰어선 사진. 사진 중간에 떠있는 지점이 그물, 하단이 어선으로 추정된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제주 어선 침몰사고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라앉은 선체 주변으로 길이 1㎞에 달하는 '그물'이 퍼져 있어 수중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 탑재된 광학카메라와 음파탐지기로 확인한 결과 사고로 침몰한 배는 현재 수심 90m 해저에 똑바로 세워져 있다.
특히 배와 연결된 그물이 부유물과 함께 수심 35m 부근 수중에 떠있다. 그물 길이만 1.2㎞에 달하고 높이가 100m 정도다. 그물과 부유물이 엉켜 여기저기 흩어진 상태다.
수중에 떠있는 그물 때문에 현재 해군 ROV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날(11일)도 ROV 수색이 4차례 예정됐지만, 자꾸 그물에 걸리는 문제 때문에 2차례밖에 진행되지 못했다.
아울러 물속 유속이 1노트로 시간당 1852m로 매우 빠르고 시정(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대거리)도 50㎝로 매우 짧은 점도 ROV 수중수색에 장애가 되는 상황이다.
향후 해군 ROV 수색이 종료되면 민간 구난업체 바지선에서 선체 주변에 앵커를 설치한다. 이후 그물 제거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상상황이 좋으면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린다.
그물 제거 작업이 끝나야 비로소 민간 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 투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장비를 실은 바지선과 함께 심해잠수사 9명이 대기하고 있다.
심해잠수사들은 수중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을 타고 감압을 해가며 깊은 바다와 뭍을 오가며 작업하게 된다. 통상 감압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실제 작업 시간은 20~30분가량이다.
사고 해역에 도착한 구난업체 바지선. 제주해양경찰청 제공심해잠수사가 투입되고 나서야 선내 수색과 함께 선체 주변 수색이 가능하다.
해경 관계자는 "그물 때문에 수중수색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해군 등과 함께 ROV 수색 중단 후 그물을 제거할지, ROV 수색 종료 후 그물을 제거할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선적 129t급 선망어선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인근 어선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당시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16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11명 등 모두 27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같은 선단 어선에 의해 15명(한국인 6명·인도네시아인 9명)이 구조됐다.
다만 구조된 선원 중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한국인 선원 B씨 등 2명은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연이은 실종자 시신 발견으로 사고로 숨진 선원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현재 남은 실종자는 10명으로, 선내 또는 선체 주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