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숭례문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박성은 기자주말인 9일 서울 도심에선 노동·시민단체들의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와 김건희 여사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야당의 정권 규탄 목소리가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숭례문 앞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퇴진만이 살 길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국정농단, 거짓은 없다"라고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분노한 시민들은 이 나라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닫고 제멋대로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권력 주체인 국민들이 틀렸다, 바꾸라고 요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못하겠다, 안 하겠다고 답했다"고 외쳤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민심을 거역한 권력, 시대를 거스르는 권력은 끝내 무너지고 사라질 것"이라며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키자.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국정농단, 헌법 유린, 민주 파괴, 윤석열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숭례문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박성은 기자많은 인원이 모이면서 경찰 인력과 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하고, 도심 도로에선 정체가 빚어졌다. 당초 집회 시작 4시부터 경찰은 "시청 교차로 사거리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 진행하면 불법 집회"라며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했다.
세종대로 일대가 막히자 을지로 방면으로 우회해 경찰 인력이 막아서지 않은 곳으로 집회 인원들이 모여들었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집회 규정을 위반하면 현장에서 검거할 것"이라고 재차 외쳤고, 집회 참가자들은 "폭력 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쳤다. 세종대로에 진입하는 차량과 시내버스가 인파 틈에 갇히기도 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숭례문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박성은 기자집회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세종대로 일대에는 행사 종료 기준으로 노조원과 일반 시민들을 합산해 1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집회 참가자 10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도로에 들어서려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는 일반 시민들도 다수 참여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이정민(61)씨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뉴스로 접했는데 분노했다. 김건희 여사가 선출된 사람도 아닌데, 나라 정사에 개입하고 있어서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손자 4명이 있는데,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점이 안타까워 아이들 세대를 위해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에서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박모(55)씨는 "기자회견을 보고 눈물이 났고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라가 정말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정농단은 물론이고 민생을 살피지 않는 무능함에 분노해 혼자라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단국대에 다니고 있는 이모(25)씨는 대학 동기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 이씨는 "윤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노조 탄압이 본격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퇴진만이 정답이 아니라 퇴진 이후에도 노동권을 존중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에서 11살 자녀와 집회 현장에 왔다는 서모(55)씨는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돼 오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역사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으로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답답하고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대로 일대에서 '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박성은 기자
이날 총궐기 대회와 촛불행동의 '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린 뒤, 더불어민주당은 오후 6시 30분부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지난 2일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열린 '1차 국민 행동의 날'보다 확대돼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조국혁신당까지 범야권 정당 인사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전쟁 반대 평화 수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국가권력을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해서 국가에 위태롭게 쓴다면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안 그래도 먹고살기 어려운데 왜 전쟁에 못 끼어들어 난리냐. (오히려) 전쟁을 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오후 6시 30분부터 '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박성은 기자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더 이상 관용은 없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은 김건희, 윤석열 부부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달리 범야권 정당 인사들 사이에선 '탄핵' 언급도 나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탄핵만이 망가진 국정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정당도 국민을 보고 굳세게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도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자에게 국민이 잠시 속을 수는 있으나 잘못된 권력을 회수하는 힘이 국민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범야권 집회에 맞서 맞불집회로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수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