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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協 출마 '흑백요리사' 여경래 "'나'를 상징하는 요리는 짜장면"[이정주의 질문하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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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여 셰프, 한성화교협회 감사장 선거 출마
"흑백요리사, 장시간 촬영에 체력 한계 느껴"
"국내서 하루 700만 그릇 팔리는 짜장면, 기본 중 기본"
"내성적 성격 탈피 위해 도전적 환경 조성 등 노력"

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
중국요리 대가로 꼽히는 여경래 셰프는 자신을 요리에 비유하면 '짜장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하며 최근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를 '질문하는 기자' CBS 이정주 기자가 지난 8일 서울 강남 소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중식당 '홍보각'에서 만났다.

올해 초 '흑백요리사' 촬영이 끝난 후 프로그램 출연한 사실조차 잊고 지냈다던 여 셰프는 최근 넷플릭스 방영 이후 재차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적의 화교 2.5세인 여 셰프는 오는 10일 한성화교협회 선거에 이중한 회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감사장에 출마한 상태다. 여 셰프는 "당선되면 협회의 현대화, 민주화, 투명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여 셰프와 일문일답.
 
◇ 이정주> 오늘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사전에 진행됐던 매체와 인터뷰, 다큐, 예능 등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왔습니다. '흑백요리사'에서 이른바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와 대결에서 패배한 이후 허망함을 느끼기도 전에 '이제 집에 가서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씀하셨더라구요.

◆ 여경래> 사실 그건 리얼한 심정을 표현한 말입니다. 왜냐하면 '흑백요리사' 촬영 당시 새벽 6시에 경기도 파주 촬영장에 모여야 하니까 저는 집에서 새벽 5시 정도에 출발했어요. 촬영을 하루 종일 진행했는데, 저도 나이가 60대 중반이 되니까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촬영 중간에 잠시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어디 가서 잠시 한 5분 쪽잠만 잘 수 있어도 개운해지는데, 그것조차 못하고 하루 종일 촬영장에 있다 보니 많이 지쳤죠. 그래서 패배했을 때 창피하기도 했지만, 집에서 가서 이제 잘 수 있단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 이정주> 당시 1대 1 대결에서 요리 재료는 임의로 결정됐고, '소꼬리'로 정해졌어요. 여기서 반전은, 셰프님이 패배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 여경래> 인기를 얻기 위해서 그런 얘기들을 한 건 아니고요. 평소 갖고 있던 마인드였어요. 그런 소신들을 얘기한 건데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셔서 저는 속된 말로 '땡 잡았다'라는 생각을 하고 너무 감사드리죠.

◇ 이정주> 지금 이 순간에도 겸손하십니다.

◆ 여경래> 전 사실 아직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방송을 아직 못 봤어요. 유튜브 쇼츠 이런 걸로 봤는데, 댓글들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좋게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흑백 요리사'에 출연했던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 생각할 겁니다.

◇ 이정주> 제가 사실 오늘 셰프님을 만나기 전에 며칠 동안 과거 인터뷰 기사와 방송 자료들 한 7년 정도 전까지 것들도 찾아봤습니다. 중국 소수 민족의 음식 문화를 찾아 떠난 세계테마기행 등도 인상 깊게 봤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얼굴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보다 과거엔 더 생동감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 여경래> 체력의 한계로 걷는 것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죠. 옛날엔 좀 빠른 걸음이었는데, 요새는 천천히 걷고 있는 제 자신이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저하되고, 사람이 인위적으로 모든 걸 바꿀 수 없다는 걸 느꼈죠.

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
◇ 이정주> 방송 이후 일하고 계시는 홍보각을 찾는 손님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들었는데요. 젊은 층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 좀 실감하시나요?

◆ 여경래> 저뿐만 아니라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100명 셰프들의 가게도 대체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가게도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닌데, 지금은 낮과 저녁 모두 예약이 가득 찼어요. 최근엔 마카오와 홍콩을 다녀왔는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더라구요. 현지에서 외국인이 저를 보고 막 뛰어와서 '여 셰프' 이렇게 부르더라구요. 원래 중국 성으론 루(LU)인데, 흑백요리사에서 나온 걸 본 거죠. 홍콩에선 한국인들이 많이 알아보더라구요. 약 150명 정도 만난 것 같아요.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사진도 찍고, 공로상을 받기도 했어요. 그래서 행동을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정주> 아, 일종의 '길 가면서 침도 함부로 뱉으면 안 된다' 이런 거죠? 이전에 비해 더 조심해야 한다.

◆ 여경래> 사실 옛날에는 담배도 피웠는데 요새는 거의 안 피웁니다. 요리사가 담배를 피우면 비위생적으로 보일 수 있잖아요. 문득 인기 연예인들은 과연 어떻게 사는지, 그런 게 궁금하더라구요. 저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유명해지면 몸가짐과 행동 그런 것들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 이정주> 셰프님 인생을, '나를 요리로 표현'한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짜장면, 짬뽕, 탕수육, 팔보채 등등 여러 중국 요리 중에서 선택한다면?
 
◆ 여경래> 저는 '짜장면'을 선택하고 싶어요. 우리 대한민국에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표적인 중화요리죠. 짜장면은 국내에서 하루에 700만 그릇씩 팔립니다.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바뀐 '중식의 한국화' 대표적 상품이죠. 국내 중국 요리들이 전 세계 중국 요리 중 가장 덜 느끼하고, 가장 기름을 덜 씁니다. 저 또한 지난 50년 간 매일 낮에 한 끼는 짜장면을 먹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질리지 않냐고 묻지도 하지만, 저에겐 '백반에 김치' 같은 개념이죠.
 
◇ 이정주> 여 셰프님의 동생도 유명한 요리사죠. 여경옥 셰프.

◆ 여경래> 네, 여경옥 셰프는 신라호텔에서 25년 간 주방장, 롯데호텔에서 9년 정도 상무로 일했습니다. 동생도 최근 나이가 60세를 넘다 보니 은퇴했죠. 저와 함께 형제 주방장으로 방송 등 여기저기 많이 알려졌어요.

◇ 이정주> 저도 호텔급 식당에 종사하는 '형제 주방장'은 처음 들었습니다.
 
◆ 여경래>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께서 한 번은 '아들 둘 모두가 호텔 주방장인데 나는 언제 그런 곳에 가서 밥을 먹어 보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제가 충격을 받았죠. 맨날 손님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 오다가 정작 우리 어머니께는 제대로 대접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 이정주> 그 이후엔 호텔로 자주 초대하셨나요?

◆ 여경래> 그래서 여러 번 호텔 식당으로 모셨죠.

◇ 이정주> 셰프님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한 유명한 관상가가 셰프님 관상을 분석한 기사를 봤어요. 여 셰프님 관상에 '문(文)', 학구적인 요소가 있다는 설명이었어요. 사람들을 가르치는 부분에서도 강점이 있다. 그래서 '누구든 요리를 배우고 싶다면 여 셰프 밑으로 들어가면 전수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대학에서 강의도 많이 하셨죠?
 
◆ 여경래> 한 30년 했습니다. 외래 강사로 가긴 했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나도 공부를 해야 된다 하는 그런 걸 깨달았죠. 그런 부분에 있어선 저 또한 진일보하게 된 것도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죠. 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런지 숫기가 없어서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 이정주> 그땐 내성적이었군요.

◆ 여경래> 내성적인 성격을 탈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1980년대 대기업에 취업한 신입 사원들이 인파가 많은 서울역이나 고속터미널 등에서 '나는 할 수 있다' 등 이런 말을 크게 외치며 교육 받는 걸 봤어요. 저도 그걸 보고 노력을 했어요. 당시 별명이 '또라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3년 정도 노력했고 실제로 극복했습니다.
 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이정주 기자와 여경래 셰프(오른쪽)가 지난 8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홍보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정주 기자
◇ 이정주> 그 연장선일지 모르겠지만, 최근 선거에 출마하셨어요. 오는 10일 열리는 화교협회 회장 선거의 러닝메이트, 감사장으로 나오셨는데요.

◆ 여경래> 지금 제 러닝메이트 회장 후보자로 나온 이중한 후보가 저의 처남입니다. 상대 후보 진영에선 인척 관계를 들면서 결탁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며칠 전 정견 발표에서도 저는 말했어요. 이 후보가 젊고 유능하기 때문에 이 사람과 함께 화교 사회를 이끌면 더 긍정적인 협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는 협회도 회원들에게 뭔가를 감추고 물밑에서 진행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 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화, 민주화, 투명화 시키면서 협회를 발전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 이정주> 화교로서 한국 정부와의 관계, 법적 지위 한계 등 현안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 여경래> 중국과 대만이라는 국적을 갖고 있는 저희들은 부모 고향은 중국이고, 대만 여권을 갖고 있으며, 태어난 곳은 한국 등 다양한 배경이 있습니다. 모두 조금씩 연관이 있는 상태라서 모든 곳이 제 조국인 셈입니다. 그러나 실제 부딪히는 현실은 복잡한 부분들도 있기에, 제가 당선되면 구체적인 정책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 이정주> 상대 후보와 선의의 경쟁 응원하겠습니다.

◆ 여경래> 사실 이런 선거 출마는 처음 해보는 거라 그런지 상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전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생각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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