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무면허 사고 후 역주행 한 20대 여성이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주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8중 추돌사고를 낸 운전자가 구속됐다. 무면허 20대 여성 운전자가 사고 후 어머니와 통화한 내용에는 "시동끄는 걸 모른다"며 당황해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날 오후 2시 1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로 서울 강남경찰서를 나선 김씨는 '신경안정제 복용한 게 맞는지', '(사고로) 다친 분들에게 할 말은 없는지', '무면허 상태에서 왜 운전을 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쯤 무면허로 차를 몰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던 여성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후 1시 39분쯤에는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 사거리에서 강남역 12번 출구 방향으로 향하는 테헤란로를 주행하던 중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일부 구간을 역주행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운전자 등 9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역 인근에서 사고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김씨의 차량은 여러 대의 차량을 들이받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도로 중앙 화단 위로 올라간 뒤, 다시 후진 후 역주행 해 운전자가 탄 오토바이도 들이받는다.
JTBC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에는 "엄마,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라며 당황해 하는 김씨의 음성이 담겼다. 이에 김씨 어머니는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조언했으나, 김 씨는 "시동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 사람 쳤어. 어떡해"라고 반응했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된 김씨는 운전학원을 다닌 적이 있지만, 면허를 따지는 못했으며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논현동 자택으로 모친 소유 차량을 몰고 가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불면증 증세가 있어 사고 당일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약물 운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