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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정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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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제주CBS는 광복 79주년을 맞아 이준 열사의 구국운동을 소개한다. 이준 열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법률학교 1회 졸업생으로 한성재판소 검사보로 취임했지만 윗사람들의 비행을 탄핵하다 면관됐다. 이후 기독교로 개종한 후 구국운동을 펼쳤다. 광복은 선열들의 뜨거운 독립운동을 통해 이뤄졌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양재 선생의 기고를 통해 이준 열사가 펼쳤던 독립운동과 이 시대 광복의 의미를 찾아본다.

[이준 열사와 그 동지들⑫]

'대한매일신보' 1908년 1월 7일자 3면. 이일정의 기고문. 이양재 선생 제공'대한매일신보' 1908년 1월 7일자 3면. 이일정의 기고문. 이양재 선생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이준 열사, 기독교로 개종하다
②이준 열사, 서재필과 입헌정치·공화정 추구
③신앙 동지 김구와 전덕기 목사
④게일 목사와 국민교육회 동지들
⑤동기동창이자 절친 함태영 목사
⑥황성기독교청년회 최대 후원자 민영환
⑦대를 이은 독립항쟁 동지
⑧대를 물린 동지 이범진과 이위종
⑨국채보상운동 주역 서상돈·김광제·양기탁
⑩이준 열사 그리고 안중근
⑪박용만 이승만 정순만
⑫이일정 여사
(계속)

이준은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17세인 1876년에 서울로 와서 김병시의 집에서 묵었는데, 그는 1893년경에 당시 형조판서를 하던 김병시(1832~1898)의 소개로 17세 연하의 이일정을 만나 결혼한다. 이일정이 자신을 "이준의 재취(再娶) 부인"이라 한 것을 보면 이준은 첫 아내(주만복의 딸)를 잃고 이일정을 만난 것 같다. 이일정은 일찍이 기독교인으로 개종해 신교육을 받았다.
 
이준이 기독교인이 된 것은 이일정에 의해서였다. 그는 이준의 동지로서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하고, 언론을 통해 자신의 시국 인식을 드러낸다. 1904년 12월에는 공진회 회장이었던 이준이 정부 대신들을 비판한 후 체포당하자, 대책 모임에 나가 연설을 하고 황성신문에 투고해 공진회 탄압의 부당성을 알렸다.
 
1907년 2월에는 일진회로부터 학비를 조달받지 못해 단지(斷指)동맹을 한 일본 유학생들의 소식을 듣고 대한매일신보에 국권회복의 목적을 위해 유학생들을 도와야 한다는 투고문을 싣고 기부금을 보낸다. 1907년에 전국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이 전개되자 서울 종로 고 김규홍의 집에 임시사무소를 두고 '국채보상부인회'를 조직한다.

1907년 9월에는 제국신문 폐간 소식을 듣고 신문 폐간은 곧 '이천만인의 귀와 눈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투고문을 싣는다. 이일정은 이렇듯 이준의 정치개혁운동과 궤를 같이하며 반일운동 및 국권회복운동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일정은 1905년 서울 안현동(지금 안국동)에 한국 최초의 '안현부인상점'을 개업한다. 그가 우리나라 근대의 여성 최초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개업 이유는 남편 이준이 독립협회 대한협동회, 공진회 활동 등 반일개혁운동을 추진하면서 투옥당하기도 하고 유배도 겪는 동안, 남편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여성은 반드시 독자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

'안현부인상점'은 전면을 유리로 장식한 현대적인 모습의 상점이었으며, 바늘과 실 단추 머릿기름 분 족집게 비누 등 생필품과 살림살이를 팔았다. 주인이 여자여서 양반층 여성들의 출입도 자유로웠다.
 
1907년 4월 헤이그로 파견된 이준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이일정은 광동학교 교감을 사직한다. 3년 후인 1910년에는 '안현부인상점'을 정리하고 남편의 시신이라도 찾고자 아들 이종승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상설을 찾아 가지만 성과없이 혼자 돌아온다.

이일정은 남편 이준과 함께 반일운동과 국권회복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다. 이일정은 남편 이준을 있게 한 이준의 가장 숭고한 동지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아직도 서훈받은 바 없다.

▲ 글쓴이 이양재(69) 선생=독립운동가 이병식 선생의 증손자로 (재)리준만국평화재단 이사장과 (사)한국고서협회 상임부회장으로 고서화감정가이다. 서지학과 회화사학자로 2009년부터 제주에 머물며 제주관련 고서도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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