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사는 길은 '김건희 특검' 수용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국정감사 총평 및 11월 국회 운영'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국감의 최대 성과는 누가 뭐래도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육성' 공개로 이 추악한 민낯을 정권이 드러낸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불법적인 공천 개입을 지시하고 확정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이 공개됐다"며 "두 사람(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는 불법적이고 불공정하며 몰상식하고 구린내 나는 공천 거래가 실제로 이뤄졌음을 증명한다.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국기문란 범죄'"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폭로했다. 해당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2022년 5월 9일 진행됐고, 실제로 김 전 의원은 다음 날인 5월 10일 공천을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공개된 육성 녹취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며 "오는 4일 국회 시정연설에 꼭 참석해 국민 앞에서 나라 예산을 어떻게 할지 말하고 책임을 미루지 말고 직접 명씨 관련뿐 아니라 모든 의혹을 솔직하고 명백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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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해 법안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의 내용이나 형식, 여당이 주장하는 독소조항 등에 대해 (협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예상하고 있는데 열흘 정도 남은 기간 동안 결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김건희 특검에 대한 국민적 여론 더 높아지고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나"라며 "특별감찰관을 추진하다가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이 등장하며 죽은 카드가 됐으니 남은 카드는 특검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도 윤 대통령 탄핵 추진과 관련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에서 드러난 내용이 탄핵 사유가 되느냐는 질문에 "민감한 질문인데 많은 분이 녹취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헌법 질서를 지키지 못한다 생각하고 탄핵 사유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안다"면서도 "탄핵 관련은 지도부 일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과 관련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 관련 의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공식 논의된 바는 없다"면서 "다만 국민 중에서도 특히 시민단체와 지식인들이 개헌으로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 국민 뜻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은 시급한 과제로 특검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내일부터 국회 내 농성을 시작할까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