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건설 노·사 갈등 중재를 위한 광양시 노사민정협의회가 1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박사라 기자 광양제철산단 플랜트 건설 노·사가 다음 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주재로 집중교섭 기간을 갖기로 합의해 8개월째 파행을 겪고 있는 임단협이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광양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1일 오후 4시 시청 상황실에서 플랜트 건설 노·사 중재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정인화 시장을 포함한 위원 11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이날도 각자 입장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협의회의 중재로 두 시간여 만에 △집중 교섭 기간 △협의회에서 중재안 마련 △노동위원회 사후 조정신청 △노동위원회 중재재정 단계로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데 합의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노·사 갈등의 쟁점이 된 '52조 3항'에 대한 의견 청취가 진행된 가운데 위원들 다수가 이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52조 3항'은 사측이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에 제안한 신설조항으로 조합원들이 일을 할 때 부당 노동행위가 있을 시 해당 조합원을 징계하고 사측에 보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휴일수당 불지급·조합비 공제 불이행 등을 감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찬목 민주노총광양시지부장은 "기존 협약 52조에 불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충분이 있다. 노조의 명예를 훼손한 노조원에 대해서 징계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며 "52조 3항은 누가 봐도 무리한 요구이다. 교섭을 원한다면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말고 노동자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영제 노무사는 "노조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조항"이라며 "특히 휴일수당 불지급·조합비 공제를 불이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은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강성 노조가 되도록 하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권순근 노무사는 "평화조약에 구체적인 조항이 들어가면 금지·규제조항이 된다"며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백성호 광양시의원은 "노조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구"라며 "양측의 요구안을 철회하고 현 협상안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김성수 순천제일대 에너지소재화공과 교수는 "플랜트노조 교섭 갈등은 OX로 풀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 급소를 명문화 시키려는 것이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경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장은 "52조 3항에서 '징계' 부분은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 행위가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위원들의 이같은 의견에 사측은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집중교섭을 통해 재검토 하는데는 동의했다.
이로써 플랜트건설 노·사는 오는 4일부터 사흘 동안 집중교섭에 들어간다. 교섭 조율에 실패할 경우 중재위원회의 중재재정까지 갈 수 있다. 중재재정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정인화 시장은 "서로에 대해 불신했던 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집중교섭 기간에 양자가 합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