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전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면담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와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활동 중단과 관련 김 여사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이제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의혹 규명 협조에 대해서도 "일부 의혹의 경우 이미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얘기하지 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달라"고 말했다. 다만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 것인지"라고 지적하며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잔고증명서 위조 등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던 사실을 언급하며 한 대표에게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 한 적이 있었냐"며 "검찰총장 때도 가족 문제에 대해선 멀리하고, 변호사를 써서 해결하라고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선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은가,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정리를 했던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누가 어떠한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얘기해줘야 조치를 할 수 있지 않은가.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선 이전과 같이 "여야가 협의할 문제"란 입장을 유지했다.
아울러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과 관련해서는 "특검과 검찰 수사는 객관적인 혐의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정치적 의혹만으로 믿고 싶다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여당이 위헌,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요구를 비롯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얘기해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한 대표를 향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자세한 내용을 보내달라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러한 설명에 대해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거나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선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하는 생각이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주면 좋겠다"며 "정치 공세엔 정치로 대응해 줘야 하지 않은가"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당정이 하나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며 "오늘의 위기는 정치상황의 위기다. 당정 소통을 강화하자"고 덧붙였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제공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분이 서로 할 말은 다 했다. 대통령이 하실 말씀 충분히 한 자리"라며 "한 대표가 할 말을 했는데 (대통령이) 반응이 없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의 말을 듣고 차분한 어조로 답변하셨고, 말씀 비중은 대통령이 60% 한 대표가 40%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담 성과와 관련해선 "여당 대표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지 않나"라며 "향후 헌정유린을 막고 당정 하나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면담 직후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 회동한 것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여당 의원과 대통령이 저녁 식사하는 일은 매우 자주있다"며 "항상 자주있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