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전경. 서울시의회 제공서울시의회 11개 상임위원회 중 7개 상임위가 세미나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진행한 것을 두고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측에서는 감사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여타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참가자들의 단합이나 집중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지방에서 개최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일부 위원회는 의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의원 세미나와 직원 체육대회를 겸해서 일정을 진행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21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11개 상임위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강원과 제주, 경남 등에서 의정역량 강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제주에서 세미나를 진행한 상임위는 교육위, 도시안전건설위, 환경수자원위, 문화체육관광위, 행정자치위, 도시계획균형위, 운영위 등 7개다.
시의회는 각 상임위 세미나는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고 의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마다 기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제주에서 진행된 세미나의 경우 일부 일정은 유적지 답사, 둘레길 산책 등 관광성 일정이 포함돼 의정 역량 강화와의 관련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운영위원회는 세미나 중 제주 애월읍의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답사와 둘레길 산책 등을 진행했고, 환경수자원위원회는 제주 삼다수 공장 방문 외에도 에코랜드 테마파크의 곶자왈 원시림 체험 등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이번 출장으로 들어간 예산도 논란의 한 축이다. 실례로 도시안전건설위원회의 경우 시의원과 직원 등 28명이 2박3일 일정 동안 사용한 비용은 숙박비와 항공료 등 2400만 원으로, 1인당 83만 원 수준이다. 감사역량 강화도 좋지만 굳이 그만한 돈을 들여 제주까지 다녀올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는 이에대해 각 상임위 세미나는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감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미나 장소는 위원회의 소관 업무 관련성, 체육행사 적합성 등을 고려해 매년 달리 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위원회는 세미나와 함께 직원 체육행사를 겸해서 진행하는데, 체육행사는 직원화합을 위해 많은 기관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행사"라고 덧붙였다. 의원 세미나와 직원 체육행사를 겸해서 진행하는 것은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시의회 측은 "앞으로는 시민 눈높이를 존중해 세미나에 적합한 장소를 신중히 선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