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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자신인가 과신인가…고려아연 분쟁, 변수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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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연합, 고려아연 지분 5.34% 확보
승기 잡았다는 관측에도 여전히 변수는 존재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가능성에
금감원 회계심사·법정 공방도 남아있는 불씨
안갯속 분쟁에 양측 지분 확보 막바지 총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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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5% 이상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승리를 확신하기에는 아직 남은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캐스팅보트'로 평가되는 국민연금의 판단이 남아있는 데다 금융당국 조사와 법정 다툼도 어디로 튈 지 미지수다. 여기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의결권 불리기에 막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경영권 확보를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가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영풍·MBK 측은 17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의 구체적인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지난 14일 마감됐다. 앞선 집계에 따르면 영풍·MBK의 공개매수 청약에는 총 110만5163주(5.34%)가 응했다. 영풍·MBK 측은 해당 지분을 주당 83만원에 모두 사들일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MBK·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난다. 최대 목표 수량으로 설정한 14.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는 과반에 바짝 다가선다.

업계에서는 영풍·MBK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영풍·MBK 측도 공개매수 종료 당일 입장문을 내고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경영 지배를 공고히 하겠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조만간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MBK가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를 장악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영풍·MBK의 승리를 확신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캐스팅보트로 거론되는 국민연금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마치면 지분율은 36.49%까지 오른다. 영풍·MBK 측과 불과 2%포인트 안팎의 차이다. 국민연금이 중립을 깨고 한쪽 편을 들어준다면 언제든지 희비가 뒤바뀔 수 있는 구조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최 회장 측 편에 섰다.

금융감독원의 회계 심사도 변수다. 금감원은 영풍·MBK의 공개매수가 끝난 다음날 양측을 상대로 본격적인 회계 심사에 착수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투자주식 손상이나 충당부채 등 의혹을 들여다보고,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 문제가 포착되면 감리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 영풍·MBK와 최 회장 측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분쟁 전략과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의 법정 공방도 살아있는 불씨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영풍과 MBK의 연합에 반발하며 경영협력계약 이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영풍과 MBK의 의결권·콜 옵션 등 경영협력계약이 MBK에 일방적으로 유리해 결국 영풍 주주들이 손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맞서 영풍·MBK 측은 최 회장 측을 상대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실질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악의 경우 어느 한쪽의 공개매수가 법적 효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지점이다.

변수가 많은 만큼 양측 모두 남은 시간 동안 확실한 승기 잡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 회장 측은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사주 2.4%를 우호세력에 매각하거나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해진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주식 교환 등 방식으로 우호세력에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자사주 2.4%가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바뀌면 그만큼 영풍·MBK가 확보한 지분율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영풍·MBK 측에서는 장내 매집으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공산이 크다. 애초 14.61%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목표를 정하고 2조원 넘는 자금을 마련해둔 만큼 장내 매입에 필요한 실탄은 이미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MBK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때에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내 지분 매입으로 계획이 좌초돼 쓴맛을 본 경험도 MBK의 추가 매집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당시 MBK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은 시세조종이라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별다르게 문제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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