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부동산에 흘러 들어간 돈이 최근 10년 새 2배 가까이 늘며 2900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2881조9천억원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담보 대출 등 가계 여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 여신,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 금융투자상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올 상반기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115.9%에 달했다.
특히 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매년 늘어나며 지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15년 말 1443조5천억원 규모에서 2019년 말 2047조5천억원으로 2천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2893조7천억원까지 늘어났다.
형태별로는 가계 여신 비중이 오름세를 이어간 반면 기업 여신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가계 여신은 올해 들어 상반기 말까지 20조7천억원이 증가하며 1424조7천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49.4%를 차지했다. 2022년 말 48.2%에서 지난해 말 49.0%로 소폭 반등한 뒤 올 상반기 더 높아진 것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업 여신은 1085조6천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중 37.7%를 차지했다. 2022년 말 39.9%에서 지난해 말 38.2%로 떨어진 뒤 올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차 의원은 "부동산에 흘러 들어간 자금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취급 기관이 부실화할 경우 금융과 실물 간의 전이가 발생해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며 "늘어난 가계부채와 아직 수습 중인 PF 부실 등을 고려할 때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