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했다는 이유로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손주가 범행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추가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제2형사부(권상표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0대)씨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22일 밤 11시쯤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의 한 주택에서 할머니 B씨(7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칼을 든 사람이 어슬렁 거린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청량동 일대에서 A씨를 체포했다. 이후 30분쯤 뒤에는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세입자의 추가 신고가 들어오면서 경찰은 해당 사건이 A씨의 범행임을 파악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적힌 A씨의 범행 동기는 '할머니가 자신을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했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가난 A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로 할머니를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정신질환 병력을 이유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A씨는 범행 이후 체포되기 전 일면식도 없는 행인에게 추가 범행을 저지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A씨는 도주하는 과정에서 집안에 있던 흉기를 챙겼고, 율곡로 일대를 배회하다 지나가던 행인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으로 지역 병원에서 입원·외래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1년간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심신미약'에 대한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 들여질 지 주목된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3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 법정에서 속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