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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진 대규모 국제전…"왜란은 멈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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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광재의 '왜란'

목선재 제공 목선재 제공 
"조선에서 일어난 모든 전쟁은 국제전이었다."

역사 장편소설 '왜란'은 임진년과 정유년 일본의 조선 침략을 '왜란'에 국한하지 않고 조선과 일본, 명이 뒤엉킨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전이라는 인식으로 그 본질을 확장한다.

고조부가 계유정란을 계기로 중앙 정치에 환멸을 느껴 낙향한 함평 이씨 가문이 부안에 터를 잡고 벼슬길을 마다한다. 이유(李瑜)도 마찬가지다. 왜란이 발발하자 나랏일에는 뜻이 없으나 의병을 모으고 조운선을 몰아 의주로 향하던 길에 세자를 만난다. 이유는 의주에서 여진족이자 조선인을 만나고 이 전쟁의 본질인 조선은 언제나 국제전의 싸움터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소설은 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명나라와 일본, 그리고 조선과 국경을 맞대며 얼래고 달래던 여진, 훗날 누루하치가 여진 부족을 통일하고 후일 청나라의 전신인 후금을 세우면서 전란에서 미처 회복되지 못한 조선이 사르후 전투 이후 명과 함께 여진의 말발굽에 짓밟히게 되는 과정을 도도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담아낸다. 그 참혹함을 온전히 감내해야 했던 것은 백성들과 의인들이었다.

소설은 역사의 싸움터가 여전히 한반도에서 진행 중임을 꼬집는다. 비겁하면서도 오만했던 왕과 무능하고 탐욕스러웠던 지배자들 사이에서 스스로 살아내야만 했던 백성들과 주인공의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고투를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거울을 들이민다. 

작가의 말은 무겁다. 침략하고, 짓밟고, 약탈하고, 찬탈하고… 존중하거나 이웃으로 여기지도 않았으며, 왜란은 우리 터전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왜란을 팩션 속에서 확대 재조명한 이유다.    
 
이광재 지음 | 목선재 |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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