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자녀가 있는 청년의 비중이 2022년 75% 아래로 떨어졌다. 또 자녀가 있는 남성의 취업 비중은 90%를 넘는 반면,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낮아서 남녀 간의 경제적 역할 분담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배우자·자녀가 없더라도 여성들이 30대 후반이면 '경력 단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교적 고용 안정성이 열악한 일자리에 종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2년 25~39세 청년의 배우자 유무별 사회·경제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5~39세의 청년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자'는 33.7%로, 전년보다 비중이 2.4%p 줄었다. 전년(36.1%) 역시 2020년 38.5%보다 2.4%p 떨어졌는데, 1년만에 결혼한 청년이 더 줄어든 것이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20대 후반' 중 유배우자 비율은 7.9%에 불과한 반면, '30대 초반'은 34.2%, '30대 후반' 60.3%로 대개 30대 중반 이후에 결혼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대 초반의 경우 2020년 40.1%에서 2021년 37.1%, 2022년 34.2%로 다른 연령대보다 가파르게 감소했다.
통계청 제공지역별로는 수도권 25~39세 청년의 유배우자 비중(31.7%)이 비수도권(36.1%)에 비해 낮았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의 유배우자 비중이 30%대인데 반해 가장 높은 세종은 51.4%로 2위 충남(39.9%)과 11.5%p나 차이가 났고, 가장 낮은 서울도 25.0%로 2위인 부산(30.9%)과 5.9%p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이 초혼 연령이 다른 시도에 비해 가장 높은 반면 진학·취업을 위한 청년 인구 유입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배우자 청년 가운데 자녀가 있는 이들의 비중도 2020년 76.6%에서 2021년 75.6%, 2022년에는 74.7%로 각각 1.0%p, 0.9%p씩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20대 후반' 중 유자녀 비중은 49.5%로 절반에 가까웠고, '30대 초반'은 64.8%, '30대 후반' 83.8%에 달했다.
유배우자 등록취업자 男 91.1%, 女61.1%…뚜렷이 갈린 남녀 역할 분담
통계청 제공4대 사회보험 등 일자리 행정자료로 파악 가능한 노동자를 뜻하는 '등록취업자'의 비중을 살펴보면 유배우자 가운데 등록취업자 비중이 73.9%로 무배우자(72.8%)보다 소폭 높았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자의 등록취업자 비중은 유배우자(91.1%)가 무배우자(73.5%)에 비해 훨씬 높았고, 반대로 여자는 유배우자(61.1%)가 무배우자(71.8%)보다 낮았다. 이는 대부분의 남성이 일정한 직업을 가져야만 결혼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반면, 여성은 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겪는 세태가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상시 임금근로자의 연간 중위소득은 유배우자(4056만 원)가 무배우자(3220만 원)보다 836만 원 더 높았다.
특히 남자는 유배우자의 연간 중위소득(5099만 원)이 무배우자(3429만 원)에 비해 높은 반면, 여자는 유배우자(2811만원)가 무배우자(3013만원)보다 낮았다. 이 역시 남성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갖추는 것이 주요 결혼 조건으로 여겨지고, 여성은 육아 등으로 휴직·단축근무를 선택하거나 아예 임금이 낮은 대신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자리로 이직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소유 여부를 보면 유배우자 청년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비중(31.7%)은 무배우자(10.2%)의 3배를 넘었지만 자기 집을 가진 유배우자 청년은 3명 중 1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나눠보면 유배우자 남자의 주택소유 비중(42.1%)이 무배우자(10.8%)와 31.3%p나 차이가 나는 반면, 여자는 각각 24.1%와 9.5%로 격차가 14.6%p에 그쳐서 여전히 남성이 결혼하기 위해 주택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거처유형은 유배우자의 아파트 거주 비중(76.7%)은 무배우자(47.6%)보다 높고, 단독주택 거주 비중은 무배우자(27.1%)가 유배우자(10.0%)보다 높았다.
주택자산가액은 유배우자, 무배우자 모두 20대 후반은 '6천만 원~1억 5천만 원 이하' 비중이 가장 높았고, 30대에는 '1억 5천만 원~3억 원 이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배우자·자녀 없어도 30대 후반女는 '경력 단절'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서울우먼업 페어 2024에서 구직자가 채용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청년들을 살펴보면, 자녀수별로 '자녀 1명'(38.0%)과 '자녀 2명'(31.6%), '자녀없음'(25.3%)이 대부분이었고 '자녀 3명 이상'은 5.1%에 그쳤다.
유배우자 청년 중 등록취업자 비중은 유자녀(72.1%)가 무자녀(79.1%)보다 낮았는데, 특히 남자의 등록취업자 비중은 유자녀(91.7%)가 무자녀(89.4%)보다 높은 반면, 여자는 유자녀(58.5%)가 무자녀(69.7%)보다 낮았다. 이는 여성이 출산·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유배우자 청년의 주택소유 비중은 유자녀(34.4%)가 무자녀(23.8%)보다 높았다. 주택자산가액으로 따져보면 '3억원 이하' 비중은 무자녀가 더 높고, '3억원 초과' 비중은 유자녀가 높았다. 면적으로는 유자녀는 '60㎡ 초과~100㎡이하' 비중이 가장 높고, 무자녀는 '40㎡초과~60㎡이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편 무배우자 청년의 부모동거 비중은 50.6%로 전년에 비해 1.3%p 낮아졌다. 성별로는 부모와 함께 사는 여자(51.1%)의 비중이 남자(50.2%)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후반' 57.0%, '30대 초반' 46.3%, '30대 후반'은 41.8%로 30대 후반에도 40%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살았다.
시도별로 보면 부모동거 비중은 수도권(50.1%)이 비수도권(51.3%)보다 낮은 가운데, 울산이 57.8%로 가장 높고 세종이 32.5%로 가장 낮았다.
무배우자 청년 중 등록취업자 비중은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는 68.5%로 비동거(77.2%)보다 8.7%p 낮았다. 연령별로는 무배우자 청년의 등록취업자 비중은 부모동거 여부에 관계없이 남녀 모두 30대 초반에 가장 높았다.
다만 남자의 경우 20대 후반에 등록취업자 비중이 낮은 반면 여자는 30대 후반에 가장 낮았다. 이는 여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일자리의 고용 안정성이 낮아서 30대 후반까지 꾸준히 일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배우자 청년 중 상시 임금근로자의 연간 중위소득은 부모동거(2932만 원)가 비동거(3553만 원)보다 낮았고, 주택소유 비중도 부모동거(6.5%)가 비동거(14.1%)보다 낮았다.
다만 통계청은 청년의 연령은 혼인상태를 고려해 '25~39세'를 기본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청년기본법'에서 정한 청년층의 연령 19~34세과는 대상 연령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배우자 유무' 지표도 공공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행정자료를 활용하여 파악해서 사실혼은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