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응급의료 현안 대응 현황을 살피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응급실 3곳 중 2곳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의료기관 65곳을 대상으로 응급실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응답 의료기관은 국립대병원 7곳, 사립대병원 23곳, 지방의료원 14곳, 특수목적공공병원 10곳, 민간중소병원 7곳, 기타 4곳이다.
9월 현재 응급실(응급의료센터) 가동률이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에 비해 떨어진 곳은 모두 33곳(50.7%)이었다. 구체적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응답한 곳은 10곳(15.3%), 51~80% 수준으로 떨어진 곳이 20곳(30.7%), 81% 이상 가동되고 있는 곳은 3곳(4.6%)이었다.
큰 변화가 없다고 응답한 곳은 26곳(40.0%)이었고, 가동률이 더 높아졌다고 응답한 곳은 6곳(9.2%)이었다.
의사 부족과 의사 사직 등으로 응급실 의료공백이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2곳(64.6%)이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은 18곳(27.7%), '약간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은 24곳(36.9%)이었다.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곳은 24곳(36.9%)으로 '발생하지 않는 편이다'가 4곳(6.1%),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가 19곳(29.2%)이었다.
응급실 비상진료체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의료진은 지쳐가고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응급실 비상진료체계가 어떻게 가동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36곳(55.3%)은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안하다'고 응답했고, 26곳(40.0%)은 '원활하게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무너지기 직전이고 더 오래 버틸 수 없는 지경이다'고 응답한 곳은 3곳(4.6%)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결과는 결국 환자와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지나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응급실 1일 운영시간을 묻는 질문에 '매일 운영한다'고 응답한 곳은 61곳(93.8%)이었고, '매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곳은 4곳(6.1%)이었다.
또 응급실 1일 운영시간 축소 상황을 묻는 질문에 '축소 운영하지 않고 24시간 운영한다'는 응답이 61곳(93.8%), '16시간 이상~24시간 미만 운영한다'는 응답과 '8시간 이상~16시간 미만 운영한다'는 응답이 각각 2곳(3.0%)이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응급의학과 의사수가 60% 이상 줄어든 곳도 있었다. 의사의 빈 자리를 메우느라 진료지원(PA) 간호사가 늘기도 했다.
현재 응급의학과 의사수가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전보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12명으로 18명의 의사 중 6명만 남았다. 그 다음 응급의학과 의사수가 줄어든 곳은 11명(2곳), 10명(3곳), 9명(1곳), 8명(2곳), 7명(6곳) 순이었다.
반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9월 현재 응급의학과 및 응급실에 PA 간호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13명이었고, 12명(1곳), 10명(1곳), 9명(1곳), 8명(1곳), 7명(3곳), 6명(6곳), 5명(7곳) 순이었다. PA 간호사 외 진료지원 인력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48명이었고, 35명, 25명, 20명, 13명 등의 순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응급실 운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의료인력들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진력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나머지 의료인력들이 메우며 국민생명을 살리기 위해 응급실 운영을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