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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성소수자 영화 중단 요구에 "차별 행정·인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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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성평등주간 대전여성문화제 포스터. 대전여성단체연합 제공2024년 성평등주간 대전여성문화제 포스터. 대전여성단체연합 제공
대전시가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대전 여성단체들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진행하는 여성영화제에서 성소수자 관련 작품 상영을 중지하라고 요구하자 영화계가 반발에 나섰다.
 
대전시는 지난달 30일 대전여성단체연합 측에 오는 5~6일 열리는 대전여성영화제 상영작 '딸에 대하여'를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시는 상영 중지 이유로 "성소수자 문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어 양성평등주간에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전시 보조금으로 상영하기에 부적절하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지방보조금 사업으로 수행 중인 대전여성문화제 상영 작품 중 일부에 대해 언론 보도와 민원 제기 등 논란이 있다"라면서 "지방보조금 보조사업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콘텐츠 변경 등 보완해 시행해 줄 것을 협조 요청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2024년 성평등주간 대전여성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여성주의 강좌와 여성영화제를 진행한다. 대전시는 이번 행사 보조금으로 135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두고 영화인들은 대전시의 요구가 시민과 창작자를 위축시키는 차별 행정이자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등 16개 단체로 이뤄진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와 대전독립영화협회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대전시는 끝내 '성소수자 문제'를 '논란'으로 취급하며 사회 구성원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데 가담했다"라며 "이는 지자체 보조금 사업의 취지를 위반하는 차별 행정으로서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가 상영 중단을 요구한 '딸에 대하여'는 요양보호사와 대학 강사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서로 다른 세대의 여성들을 다루며 노동, 주거, 가족, 노화,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작품이다. 이미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으로, 지난 2017년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도 번역 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인들은 이번 대전시의 사례가 지난해 제19회 인천여성영화제에 상영작 리스트 사전 제출을 요구하며 "퀴어 등 의견이 분분한 소재 제외"를 지시했던 인천시의 행태를 그대로 따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래 거듭된 시 차원의 영화제 검열 및 압박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여 창작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화인연대는 대전시에 시민에 대한 공익적 의무를 다하고 부당한 간섭을 중단할 것은 물론 시민과 활동가, 창작자를 옭아매는 상영 중지 결정을 철회하고 본래 취지에 맞게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대전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문화적 차별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라"라며 또한 "현재 사태에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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