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망상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 전영래 기자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이 지난 달 31일 모두 폐장한 가운데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777만여 명의 피서객이 동해 바다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그동안 연장 운영에 나섰던 고성군 아야진해수욕장과 천진해수욕장이 지난 달 31일 폐장하면서 동해안 해수욕장 운영이 모두 종료됐다. 올여름 해수욕장 방문객 수는 총 777만 4954명으로 지난해 656만 8838명에 비해 18.4% 증가했다.
시·군별로는 강릉지역 18개 해수욕장에 전년 대비 29.2% 늘어난 253만 9132명의 피서객 방문해 동해안 6개 시·군 중 가장 많았다.
고성지역 30개 해수욕장에도 207만 9145명이 찾아 지난해 보다 22.6% 증가했다. 이어 삼척지역 9개 해수욕장에는 78만 4536명이 방문해 11.3% 증가했고, 동해지역 6개 해수욕장은 76만 3015명이 찾아 8.6% 늘었다. 속초지역 3개 해수욕장에도 68만 8818명이 방문해 8.4% 늘었다.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 속초시 제공특히 '서핑 성지'로 알려지 양양지역 해수욕장의 경우 개장 초기 피서객 감소세와 함께 '유흥 성지'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20개 해수욕장을 찾은 최종 누적 피서객은 80만 4677명으로 전년 대비 4.9% 가량 늘면서 동해안 6개 시·군 모두 지난해 보다 증가했다.
앞서 해수욕장 개장 초기 전국적으로 장마 피해가 잇따르고 궂은 날씨와 함께 해파리 쏘임사고로 일부 해수욕장의 입수가 통제되면서 누적 피서객 수가 전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하며 부진한 흥행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마가 물러가고 가마솥 더위와 열대야 등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누적 피서객 수가 급증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각 시·군에서 다양한 공연과 축제 등을 마련한데 이어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특히 태풍 등 자연재난이 없어 피서객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수욕장 폐장 후에는 수상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는 만큼 피서객들은 물놀이 시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등 안전사고에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성군 죽왕면 송지호해수욕장 익수사고 현장. 강원소방본부 제공이처럼 해수욕장은 폐장했지만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폐장 후 안전요원이 철수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올여름 동해안에서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지난 달 30일 고성 송지호해수욕장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40·50대 남성 2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또한 같은 달 28일 강릉 주문진읍 소돌해변서는 튜브를 타고 있던 여자친구가 바다쪽으로 표류하자 튜브를 안쪽으로 밀어준 뒤 파도에 빠져 나오지 못한 20대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숨졌다.
지난 8월 28일 오후 4시 1분쯤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소돌해변에서 물에 빠진 A(20대)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소돌해변은 올 여름 '비지정해변'으로 운영돼 안전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고, 송지호해수욕장은 지난 달 18일 폐장해 안전 요원 등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현재까지 강원 동해안 폐장 해수욕장에서 10여 건의 수난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폐장한 해수욕장의 경우 안전 요원이 배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신속한 구조가 어려워 인명사고 위험이 높다. 지자체 등에서 해수욕장 폐장으로 안전요원이 없어 입수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수욕장 폐장으로 인해 안전요원이 상주하고 있지 않아 정말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개인의 안전을 위해 기상이 좋지 않을 시에는 가급적이면 물놀이를 자제하고, 물에 들어가야 할 경우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