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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인재 확보 전쟁인데…"한국, 오고 싶은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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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정치권 공동으로 '첨단산업 국가전략 세미나' 개최
"정치권 싸우는 동안 첨단산업 주도권 뺏길 수 있어" 서울대 명예교수의 일침
인재 확보전 밀린 상황…"한국, 인재들 오기에 매력도 낮아"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창립총회에서 창립총회 소속 의원들이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창립총회에서 창립총회 소속 의원들이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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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멈춰선 경제성장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여야 정치권이 협력해야 한다는 당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은 20일 오후 대한상의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그 첫 번째 활동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첨단산업 국가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치는 따로 하더라도, 정책은 같이 해야"

이날 세미나에는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서 '첨단산업 국가전략에 대한 초당적 여야 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명예교수는 "정치는 따로 하더라도 정책은 같이 해야 하는데 정책을 따로 할 때마다 위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와 보수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치는 따로 하되, 정책은 같이 해야 한다. 첨단 산업기술은 정치·사회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므로 국민행복과 국익 차원에서 정책 집행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첨단산업은 선승독식 경향이 크기 때문에 첨단산업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고 좀 더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패키지들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야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김 명예교수는 침체된 경제 성장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고, 2022년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장기적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측하는 등 '피크코리아'(경제성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첨단산업기술을 집중 육성해 초격차를 벌리고 IT·서비스 같은 지식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산업화와 민주화가 선순환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재 확보 경쟁 치열한데…"한국, 오고 싶은 곳일까?"

박일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창립총회에서 대한상의가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역동경제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 제언집을 대표의원들에게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동수 의원, 조배숙 의원,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송기헌 의원. 연합뉴스박일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창립총회에서 대한상의가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역동경제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 제언집을 대표의원들에게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동수 의원, 조배숙 의원,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송기헌 의원. 연합뉴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산학연 전문가들은 "첨단산업 지원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정부의 직접 보조금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향후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등 분야에서 선도형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생산시설인 팹 1기당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므로, 주요 국가처럼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실제 주요 국가들은 이미 천문학적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 390억 달러(53조원), EU 430억유로(64조원), 일본 2조엔(17조원) 등 생산시설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가운데 한국, 대만은 보조금이 없는 실정이다.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센터장은 우수인재 확보전에서 밀린 상황에 대해서 지적했다. 홍 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첨단산업분야의 우수인재 확보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은 비자제도, 정주환경, 인센티브 체계가 미흡해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의 애로 사항을 전하면서 "기업에서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얘기하는데 중소기업은 오려는 사람이 아예 없고, 대기업은 뽑고 싶은 인재 없다고 한다"면서 "좋은 일자리가 없으면 좋은 사람은 안 오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생태계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클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신진연구자의 성장과 경력개발을 촉진하는 지원시스템 구축, 기업의 R&D 및 연구환경 개선 등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산학연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등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7년까지 반도체 공장 16개가 신설되면 총 16.6GW의 전력수요가 추가로 발생하는데 전력공급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경기 남부에 LNG발전소 추가 건설, 동해안-수도권 및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확충 지원 등을 통해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파격적인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 세제지원에 파격적으로 나섰다. 교과서에도 없는 정책을 미국이 하고 있다"고 운을뗐다.

반면 한국의 경우  "현행 세제지원 체계에서는 첨단산업 기업들이 손실이나 낮은 이익이 발생했을 때 투자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산업이 영업이익이나 손실에 관계없이 공제받지 못한 세액을 직접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환급형 세액공제(Direct Pay)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는 "생산시설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첨단산업의 특성상 기업들의 투자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에만 존재하는 금산분리 규제가 투자촉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규제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야 정치권·재계 대거 참석…"국가 전략 차원에서 힘 모아야"

대한상의는 앞으로 22대 국회 여러 의원연구단체들과 첨단산업 뿐 아니라, 다양한 경제산업 어젠다를 공유하고 입법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소속 조배숙 의원, 박준태 의원, 조지연 의원, 최수진 의원, 최은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동수 의원, 송기헌 의원, 임광현 의원, 박정 의원, 정일영 의원, 정성호 의원 등 연구단체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문지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전무, 정기옥 LSC푸드 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 배경에 대해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주요국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국가전략 관점에서 좀 더 막중하게 첨단산업을 다루고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이뤄내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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