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전 대법관. 연합뉴스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권순일 전 대법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7일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직 후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맡았다.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재직 기간 1억5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 없이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 분석, 법률 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 변호사 직무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올해 3월 권 전 대법관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뒤 지난달 말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다만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은 이번에 처분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판결로 이 대표는 정치 생명이 끊기지 않았고 대통령 선거까지 치뤘다.
검찰은 김씨가 대법원 선고 전후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드나들었고 권 전 대법관이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된 것 사이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홍선근 회장도 2020년 1월 김씨로부터 배우자와 아들 명의로 50억원을 빌리고 변제하는 과정에서 약정 이자 1454만원을 면제받는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 홍 회장에게 돈을 빌려준 김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은 김씨가 대장동 개발 수익을 권 전 대법관과 홍 회장 외에도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유력 인사 6명에게 50억원씩 챙겨주려고 계획했다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이 중 최 전 수석과 김 전 총장 두 사람만 사법처리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