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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16개 보, 尹은 14개 댐…재가열되는 4대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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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환경부 기후대응댐 14개 건설계획 발표
'과학적' 강조했지만, 발표내용 구체성 빈약
지역·시민사회 "제2의 4대강" 비판 잇따라

기후대응댐 후보지 안 발표하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기후대응댐 후보지 안 발표하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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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4대강 유역에 14개의 댐을 짓는다는 대규모 토목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민사회에서 '제2의 4대강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건설 비용이나 기후대응 효과가 '과학적'으로 뚜렷이 제시되지 않아 논란을 키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14개 '기후대응댐' 건설계획 발표 이후 이날까지 구체적인 비용 추산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번 발표가 '건설 후보지(안)'이기 때문에 확정 뒤에나 정확한 비용 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완섭 장관이 직접 '과학적'이라고 강조한 정부계획치고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댐 건설계획 발표 40여분 동안 '과학적'이라는 표현을 6번이나 썼다. '과학적'은 현 정권이 탈원전 정책,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4대강 보 해체 등 기후환경 정책을 뒤집을 때마다 내건 대표적 수사였다.
 

'과학적'이라며…비용도 효과도 불분명

이러는 동안 야권에서 "공사비가 12조원에 달할 것"(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라는 추산을 대신 내놨다. 내년 준공될 원주천댐(저수용량 180만㎥)의 총사업비 688억원을 기반으로, 이번 발표 14개 댐(총 저수용량 3억1810만㎥)에 그만큼이 들 것이라는 추정이다.

"12조원까지는 들지 않는다. 댐마다 규모나 입지가 다르기 때문에 저수용량만 단순비교해서는 안된다"(환경부 관계자)는 반박을 내면서도, 정부는 여전히 추계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극한홍수와 가뭄을 대비하는 '기후대응댐'으로 명명된 14개 댐의 기후대응 효과도 불분명하기는 마찬가지다. 홍수의 경우 건설 예정지가 어느 정도의 위협을 받는지, 건설로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지 등이 발표에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위치가 고정돼 있는 댐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예측불가 협소 지역 집중호우'에 대응이 가능할지 환경단체들은 회의적이다. 댐 하류 쪽에 폭우에는 원천적으로 대응이 불가능하다. 최근 오송 지하차도 참사나 서울 서남부 일대 반지하주택 참사 등 사례는 댐이 없어서라기보다, 제방이나 배수 쪽 미비가 원흉이었다.
 
가뭄에 대해서도 건설 예정지별 필요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고질적인 가뭄지역과의 지역적 상관관계가 어떤지 등 과학적 설명이 없었다. 생태계 파괴나 지역주민 피해 등 사회적 영향에 대한 평가도 구체적이지 않다. 녹색연합은 "과학적 필요에 의한 댐으로 포장하는 환경부의 작태가 한심하다"고,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는 기후문맹적 토건주의에서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제2의 4대강"…대상지역 반발 잇따라

2023년 10월 25일 4대강 강천보 걷기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2023년 10월 25일 4대강 강천보 걷기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시민사회에서는 '제2의 4대강사업'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환경을 보전해야 할 환경부까지 한통속으로 누군가의 호주머니를 불릴 제2의 4대강사업을 획책한다"(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거나, "4대강사업 보 과반이 낙동강에 설치돼 녹조라떼를 양산하는데, 댐 6개를 또 낙동강에 짓겠다니 낙동강이 만만한가"(노현석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 등 반발이 나왔다.
 
이명박정권 4대강사업은 16개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 퇴적토 4억5천만㎥를 퍼내는 토목공사 등에 23조675억원을 썼다. 이때도 "기후변화에 능동적 대처"가 강조됐다. 그러나 같은 당 박근혜정권기 국무총리실 조사평가에서조차 "모든 구간에서 보가 없을 경우에 비해 홍수위가 더 높게 산정됐다"고 보의 홍수예방 효과가 부인됐다.
 
대신 물의 흐름이 막혀 녹조라떼 등 오염이 발생하고, 수생태계도 훼손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 감사만 4차례 벌어져 부실계획, 입찰담합, 환경오염 문제가 확인됐다. 이명박정권은 임기 2개월 남긴 시점에 또다시 14개 댐을 짓는 3조5천억원짜리 토목사업을 확정했으나, 대상지역 반발과 후임 정권들의 재검토 및 '국가주도 댐 중단' 정책으로 무산됐다.
 
이번 댐 계획 역시 대상지역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저수용량 1억㎥급 수입천댐이 예정된 강원 양구군, 2600만㎥급 단양천댐 예정지인 충북 단양군은 군수들이 공개적으로 건설 반대입장을 밝혔다. 기후대응댐 14개 중 지자체 건의로 건설되는 댐은 9개뿐이다.
 
시민단체 연대체인 한국환경회의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과 미국이 댐을 해체하고 강과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있음에도, 윤석열정권은 기후위기 대응을 가장해 토건세력의 먹거리를 늘리려 하고 있다"며 "전 지구적 기후위기 시대에 해묵은 토건주의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지역의견을 담은 구체 계획을 연말쯤 내겠다고 밝혔다. 14개 모두 확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한 후보지를 올해 말쯤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을 통해 발표한다"며 "이후 법적 절차, 지역 호응에 따라 이른 곳은 2027년 착공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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