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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5년만에 삼성전자 노조, 무기한 총파업…시간은 누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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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총파업에 사측 무대응 일관하자 노조 계획 수정해 무기한 파업
사측 "생산 차질 없게 대비" vs 노조 "감산 등 생산차질 현실화"
파업 장기화 시 노사 모두 부담…8월 노조 대표교섭노조 지위 잃기 전 타결 가능성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모습. 화성=황진환 기자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모습. 화성=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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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앞서 진행한 1차 총파업에 대해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8인치.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차질을 목표로 본격적인 쟁의에 돌입한 것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체 인력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노조 역시 오는 8월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파업권이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노사가 계속 현 상태를 유지하며 평행선을 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측 "생산 차질 없게 대비"…노조 "8인치·HBM 라인 세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황진환 기자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황진환 기자
전삼노는 10일 오전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것은 창사 이후 55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전삼노 손우목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에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서 7월 10일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분명한 라인의 생산차질을 확인했고 사측은 이런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삼노는 당초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오는 15일부터 닷새간 2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1차 파업 기간 사측이 어떤 대화 시도도 하지 않자 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총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무기한 파업의 1차 목표를 '8인치 라인 가동 중단'으로 삼고 오는 11일부터 대대적인 파업 독려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손 위원장은 "8인치 라인 가동을 위해 파업 참여 인원 대신 오피스(사무직) 직원들이 (라인에) 투입되고 있다"며 "8인치 라인을 먼저 세우자"고 말했다.

전삼노는 11일 기흥 사업장 8인치 라인 앞에서 파업 참여 독려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평택 사업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파업 참여도 촉구할 방침이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HBM 포토(장비)를 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이고 (이는 노조의) 승리 당길 수 있는 키(열쇠)"라며 "EUV(극자외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고, 라인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사측은 감산(減産)을 감행하며 버티고 있다고 하고 제가 확인한 바로는 모 생산라인은 (생산)계획을 3분의 1로 줄이고, 20% 밑으로 가동률이 떨어졌음에도 사측에서 버티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는 파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산 차질, 품질 사고 등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데 제보 받은 내용은 추후 공개할 방침이다.

파업 장기화 시 노사 모두 부담…8월 중 타결 가능성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황진환 기자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황진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지만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대체 인력 투입 등을 통해 대응하는 모양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남아 있는 인력의 근무시간에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기지개를 펴는 시장에 감산으로만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도 어려워진다.

전삼노도 파업을 마냥 오래 끌기엔 부담이다.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앞서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 5월 29일 사상 처음 파업을 선언했는데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사라지면 파업권도 사라진다. 전삼노가 요구 조건을 일부 하향 조정한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삼노는 총파업에 따른 요구안으로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내걸었다. 앞서 삼성전자가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한 성과 인상률인 2.1%를 더하면 노조가 요구한 평균 임금인상률은 5.6%인데 이는 앞서 임금교섭시 전삼노가 내걸었던 6.1%보다 다소 낮다.

이와 관련해 손우목 위원장은 "사측에서 대책을 가져온다면 (총파업을) 내일이라도 당장 끝낼 수 있다"(8일 1차 총파업 결의대회)고 밝혔고, 삼성전자 역시 노조와 대화 재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사내 5개 노조 중 최대규모로 이날 1시 기준 조합원 수는 3만1532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5.2%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길게 끌고 가기에는 노사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서 합의를 이루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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