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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병대 채상병 사건' 임성근 불송치·대대장 등 6명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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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책임자들을 수사한 경찰이 1년여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8일 경북경찰청은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1사단 7여단장과 11포병 대대장, 7포병 대대장을 포함한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 월권은 했지만 혐의는 없다?

경찰은 수색과 관련해 각종 무리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에 대해서는 월권행위는 맞지만 위법하지는 않다고 보고 불송치를 결정했다.

사고가 나기 이틀 전 작전통제권은 해병대 제1사단에서 육군 50사단으로 전환됐다.

이후에도 임 전 사단장은 구체적으로 수색 방법을 지시하고 보고 받았는데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없는 상태였음으로 단순 '월권행위'이지 법률적으로 '직권남용'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려면 타인에게 법령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다른사람의 구체적 권리행사를 방해했어야 하는데, 임 전 사단장의 개입으로 7여단장과 포병 대대장들이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했거나 구체적으로 권리를 침해 당했다고 보이진 않는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포병 대대장 등 송치된 피의자들의 직속 상사인데도 불구하고 업무상과실치사혐의 공동정범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수색 작업 전 사전 위험성을 평가해야 할 의무 역시 작전통제권이 있는 50사단장과 7여단장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수색 지시를 한 것은 "군사교범상 집중수색 방법"이기에 문제가 없으며, 현장 지도시 지적한 바가 수색지침 변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 전 사단장이 주관한 화상회의에서 가슴장화 지원 지시가 있었지만 이 역시 7여단장의 지원 건의가 있었기 때문이며 이를 수중수색 지시로 오해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봤다.

또 임 전 사단장이 수색 작전에서 태도를 지적하는 등 구체적으로 관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군내의 기강에 관한 사항이다. 수색작전 태도를 점검, 지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즉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임 전 사단장의 각종 의혹이 대부분 사실은 맞지만, 당시 작전통제권이 없었기에 책임자로 보기 어려우며 실제 수중수색 지시는 11포병 대대장이 단독적으로 했다는 것이 경찰의 최종 결론이다.

아울러 불송치된 피의자 2명은 7포병 대대 정보과장과 통신부소대장으로 병사들과 함께 실제 수색 활동에 투입됐던 간부들이다. 이들에게는 안전통제 임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 7포병 대대장. 연합뉴스 해병대 7포병 대대장. 연합뉴스 

11포병 대대장이 총대 멘 모양새

경찰은 11포병 대대장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봤다.

경찰 조사 결과 당초 수중수색은 소방이, 수변수색은 군이 담당하기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물 속에 들어가 수색하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날 11포병 대대장은 소방측 현장책임자로부터 '수변 아래 정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7여단장은 '장화 깊이까지 들어갈 것', '위험한 구간은 도로정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후 당시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했던 11포병 대대장이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발언함으로써 다음날 오전 채상병이 속한 7포병 대대가 수중수색에 나섰고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졌다는 것.

경찰은 11포병 대대장에 대해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임의로 함으로써 포병여단 수색작전에 혼선을 주는 등 위험을 창출했다"고 사실상 대부분의 책임이 11포병 대대장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당시 11포병 대대를 포함한 신속기동부대 관리자였던 7여단장에 대해서는 "수 회에 걸쳐 '장화 높이까지의 수변수색'을 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도 "예천지역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의 총책임자"라는 점을 이유로 혐의가 있다고 봤다. 특히 7여단장이 소방 측과의 협조 회의 때 11포병 대대장을 참석시키지 않은 점, 기상상황을 고려해 더 세심하게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점 등에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부 논의 과정에서 비록 7여단장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채상병의) 사망과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책임유무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채상병이 속했던 7포병 대대 대대장, 본부 중대장과 본부 중대 수색조장, 포병여단 군수과장 등 수색지침 결정과 시행에 관여한 간부들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다.

아울러 해당 수사 결과는 지난 5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낸 의견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임 전 사단장 대신 작전통제권을 가졌던 육군 50사단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이 아닌 50사단장을 총 책임자로 인정하면서도 '50사단장은 산하 부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수색 방침을 정했다'는 이유로 피의자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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