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稅혜택 보따리 풀렸다…최대주주 할증평가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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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주주환원 직전 3년 대비 5% 넘게 늘리면 초과분에 법인세 세액 공제
주주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액은 14%→9%로…2천만 원 이상 소득엔 분리과세 허용
최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평가 폐지…가업상속공제 확대 3종 세트도 제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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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해온 '기업 밸류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세제 혜택 방안이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일부 공개됐다.

주주환원 금액을 일정 수준 이상 늘린 기업에는 법인세를 일부 공제하고, 주주에게는 늘어난 배당금이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도 확대한다.

3일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했다.

이번 역동경제 로드맵에는 저평가된 기업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업 밸류업'을 위한 세제 방안 중 일부가 확정, 발표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 밸류업을 위해 세제를 인센티브로 활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으로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 성장·중산층 자산 증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주가 부양을 목표로 각종 기업 지원책을 준비해왔다.

주주환원 늘린만큼 기업·주주에 稅혜택 제공…법인세·배당소득세 깎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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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밸류업 공시 기업이 배당·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 환원한 금액을 직전 3년 대비 5%를 초과해 늘린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초과분에 대한 법인세를 5% 세액 공제할 방침이다.

그동안 성실하게 주주에 환원했던 기업이 역차별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획재정부 김병환 1차관은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주주환원을 지금부터 많이 하는 기업들에게 법인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 제도는 기업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방향으로 설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밸류업 기업의 개인주주에게도 받아간 배당소득 중 위와 같은 증가분에는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는 과세 특례도 3년 한시로 도입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대주주 등이 세금을 회피하려 배당을 꺼리던 경향을 세제 인센티브로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예를 들어 최근 3년 동안 배당금 1천만 원을 받았던 개인주주 A씨가 밸류업 기업의 주주환원으로 내년에 1200만 원을 받은 경우, 기존에는 배당소득 1200만 원에 14% 원천징수세율(지방소득세 제외)을 적용해 168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했지만, 정부 계획대로라면 배당 증가분 200만 원에 따로 9% 특례세율을 적용해 세금이 10만 원 깎인다.

더 나아가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이 연간 2천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산돼 '금융소득종합과세'로 6~45%의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는데, 밸류업 기업의 배당소득에는 이보다 낮은 25% 세율로 분리과세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즉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떼어내는 대신 배당 증가분에 25%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거나, 2천만 원 한도 안에서 배당 증가분에 9% 특례세율을 적용하는 대신 배당소득을 기존과 같이 다른 소득과 합산해 금융소득종합과세 세율을 따르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예컨데 연간 2천만 원의 배당을 받다가 위와 같이 배당 소득이 2400만 원으로 오른 B씨가 10억 원의 근로·사업 등 별도 소득도 벌어들인 경우,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배당 증가분 400만 원에 25% 세율이 적용되는 대신 나머지 배당소득에는 14% 원천징수세율만 적용된다. 만약 분리과세를 선택하지 않으면 배당 증가분 400만 원에 9% 특례세율을 적용받을 뿐, 금융소득 초과분에는 10억 원을 초과한 소득에 따라 45%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기재부 정정훈 세제실장은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감면할 경우 감면율이 35.7%로, 형평성 차원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과될 때 최고 세율 기준 감면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맞췄다"며 "개인으로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납세방식을 알기 어려울 수 있어 국세청 홈택스 등에 계산 기능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평가·금투세 폐지 추진…가업상속공제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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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대주주가 가진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해 적용했던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의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도록 추진한다. 또 금융투자소득세도 폐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납입·비과세 한도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똑같은 주식이라도 최대 주주인 기업 소유주가 손에 쥔 주식은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 이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주주의 주식은 더 비싼 가격에서 거래되고, 경영권 분쟁 등으로 주식이 시장에 나와 거래될 때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

이를 고려해 그동안 정부는 연매출 5천억 원이 넘는 중견·대기업에서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때에는 주식평가액에 20%를 할증 평가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세부담이 과도해 기업을 키워 주가를 높이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해왔다.

엄연히 시장에 통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무시하고 할증평가를 폐지할 경우, 실질과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하지만 정 실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은 실제 시장에서 협상으로 결정되지, 일률적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다"며 "실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거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할 경우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밸류업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그동안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5천억 원 미만 중견기업에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매출액 기준 대신 상호출자제한 기업을 제외해 사실상 거의 모든 중소·중견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또 공제한도 역시 600억 원에서 1200억 원으로 2배 늘린다.

김 차관은 "과거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공제한도로 1천억 원을 주장했지만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최대 600억 원으로 됐는데, 이를 전반적으로 2배로 늘리겠다는 취지로 1200억 원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매출 대비 투자·R&D 지출나 연평균 증가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스케일업(단기간에 매출·고용이 급성장) 기업과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한 기업에 대해서도 확대된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된다.

국내 금융투자상품으로 연 5000만 원을 초과한 수익을 거둘 때 부과되는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서는 폐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금투세는 본래 지난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야당이 법인세 인하, 배당소득 분리과세, 금투세 폐지 등을 '부자감세'로 반대하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지적에 "투자자들 중심으로, 전문가들도 지금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은 이르다는 여론도 상당히 있다"며 "찬반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기 때문에 정부의 논리로, 시장에서 원하는 힘으로 한번설득해보겠다"고 주장했다.

또 ISA의 납입·비과세 한도는 각각 연 2천만 원·200만 원에서 4천만 원·500만 원으로 확대한다. 특히 국내투자형 ISA의 비과세 한도는 1천만 원까지 대폭 늘린다.

다만 밸류업 기업 지원방안으로 함께 논의됐던 상속세 세율 인하, 장기보유 주식 소액주주 공제 등은 조만간 발표될 세법개정안에서 따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배당소득 증가금액 외 또 다른 세제 혜택 대상에 대해서는 "추가로 무엇을 (세제 혜택을) 할 수 있느냐는 계속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며 "늦어도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때 밝히겠다"고 답했다.

'벤처투자 활성화 대책' 곧 발표…전문外人 끌어모을 특별 비자 도입 추진


이 외에도 경제 성장 동력을 되살릴 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자리를 잡도록 돕는 '성장사다리'의 일환으로 기업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방안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 '벤처투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총액기준을 GDP와 연동시키는 등 각종 기업 규제도 완화한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추진돼 지난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을 재추진해 신산업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할 '사회적 갈등 조정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AI-반도체·바이오·양자 등 3대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원 체계도 구축한다.

고용 부문에 있어서는 외국인 비중은 물론, 전문인력 활용도가 낮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외국 인재를 유치·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하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실제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에 자리잡은 외국인 전문인력이 12만 4천 명에서 48만 명으로 늘어날 동안 우리나라는 5만 명에서 7만 2천 명으로 소폭 증가한 데 그쳤을 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호주나 영국 등을 참조해 AI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특별비자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과학·기술분야의 경우 외국인 전문인력이 손쉽게 영주·귀화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힌퍈 전 세계 2위 수준인 'FTA 영토'를 2027년까지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통상정책 로드맵'도 올해 하반기 발표를 준비 중이다. 잠재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신흥국의 추격을 뿌리치도록 수출 중심 경제 구조인 우리나라의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3월 협상을 재개하거나 개시한 말레이시아, 태국과의 FTA 협상과 한-일-중 FTA 협상에 속도를 내고, 중국, 인도, 칠레, 영국, ASEAN 등과 맺었던 기존 FTA도 강화할 계획이다.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와 공급망기금, 정책금융을 결합한 'K-파이낸스 패키지'도 올해 하반기 출범한다. 개발도상국인 ODA 중점협력국가에 EDCF와 공급망기금, 수출입은행으 정책금융을 패키지로 지원해 경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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