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자영업자가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연체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대출 연체액 10.8조원…역대 최대 규모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모두 1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뒤 가장 큰 연체 규모다. 지난해 4분기(8조4천억원)와 비교해서도 석 달 만에 2조4천억원이 불었다.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4분기 1.30%에서 올해 1분기 1.66%로 3개월 만에 0.33%포인트(p) 상승했다.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1055조9천억원으로 추산됐다. 사업자대출 702조7천억원과 가계대출 353조2천억원을 더한 수치다. 직전 분기(1053조2천억원)보다 2조7천억원이 늘었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장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규모를 시험적으로 계산했다.
가계대출자 1인당 평균 9389만원 대출…원리금 상환에 연소득 39%
연합뉴스한은 추산에 따르면, 가계대출자의 대출 상환 부담도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말 기준 1973만명이 총 1852조8천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평균 9389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대출자는 6만명, 대출잔액은 5천억원이 줄었지만 1인당 대출액은 22만원 늘었다.
이들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38.7%로 추산됐다. 가계대출이 있는 사람은 연소득의 약 39%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데 쓴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 당국은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빚 못 갚는 소상공인도 늘어…지역신보 대위변제 1조원 돌파
연합뉴스한편, 올해 들어 소상공인이 갚지 못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변제한 은행 빚은 1조원을 돌파했다.
1일 양부남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1% 늘었다.
대위변제액은 2021년 4303억원에서 2022년 507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1조7126억원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출을 늘렸지만, 이후 상환 시기가 도래해도 아직 빚을 갚을 여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돼 소상공인들의 경영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