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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사건 '무혐의'…유족·교원 단체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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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학교 관리자, 학부모 범죄 혐의 찾지 못해"…사건 종결
유가족 "수사 결과 인정할 수 없어…이의 신청 계획"
교사노조·전교조 "전면 재수사 촉구"

지난해 9월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제. 연합뉴스지난해 9월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제. 연합뉴스
대전 용산초 교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학교 관리자와 학부모 등에 대한 범죄 혐의를 찾지 못해 수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유가족과 교원단체가 즉각 반발하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학부모 8명과 교장, 교감 등 총 10명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유족의 고소와 대전시교육청의 수사 의뢰로 시작됐다. 학부모들은 반복 민원으로 인한 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협박 혐의를, 교장과 교감은 직권남용·직무 유기 혐의 등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제기한 민원 현황 및 내용, 학교 관계자의 처리 경과, 교장, 교감의 민원 제기 시 대응 방법, 교사들의 진술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했으나 수사 대상자들의 범죄 혐의를 인정할 만한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수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정당한 교육활동을 문제 삼아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수차례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며 "당시 가해자 중 한 명은 다른 사람에게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는데도 무혐의 처분이 나온 것은 전혀 맞지 않는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블라인드 사이트에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도 올라왔는데 해외 사이트라며 올린 사람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부실 수사"라며 "검찰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교사노조 제공대전교사노조 제공
지역 교원단체도 즉각 성명을 내고 재수사를 촉구했다.

대전교사노조 이윤경 위원장은 "4년간 지속되어 온 학부모의 악성 민원, 관리자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거부 등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모두 혐의없음으로 나온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인이 편히 잠들 수 있고 남은 유가족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는 수사 결과를 기다렸는데 오히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나와 매우 개탄스럽다. 가해자들은 반드시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도 26일 오후 대전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송치 결정에 대해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에 수시로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비수를 꽂는 결정"이라며 "피의자들이 교사에게 제기한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가 순직 결정에 영향을 끼쳤음이 분명한데 경찰은 순직 인정 과정에서 수용된 증거를 부정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 측은 재수사 촉구와 함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과 진상규명 촉구 민원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씨는 가족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끝내 숨졌다.

대전시교육청의 진상 조사 결과, A씨는 학부모 2명으로부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국민신문고 7회, 방문 4회, 전화 3회, 아동학대 및 학폭위 신고 각각 1회 등 총 16차례의 민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A씨의 전반적인 교육 활동을 위축시켰고, 짧은 시기에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게 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아울러 2020년 10월 검찰이 A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을 결정했음에도 학부모는 2021년 4월과 2022년 3월 각각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에 대해 인정 못 한다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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