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재중이 20주년 기념 앨범 '플라워 가든' 발매를 기념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코드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인코드 제공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재중의 처음은 그룹 동방신기(TVXQ!)였다. 유노윤호·영웅재중·믹키유천·시아준수·최강창민으로 이루어진 동방신기는 데뷔곡 '허그'(Hug)부터 대히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9년 김재중·박유천·김준수는 지나치게 계약 기간이 길고 수익 분배가 불공정하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고, 3년 넘는 긴 법적 분쟁 끝에 임의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는 '7년'을 기본으로 하는 표준계약서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코드 사옥에서 김재중의 20주년 기념 앨범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룹 동방신기와 이전 소속사 SM 이야기가 등장했다. SM과 전속계약 분쟁 이후 특히 지상파를 중심으로 방송 출연에 제약이 있었던 점도 언급됐다.
20주년 소감을 물었을 때 김재중은 "아무래도 미디어 노출이 많이 적었던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라며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노력한 점은, 스스로에게 참 애썼구나 하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SNS나 유튜브 등 여러 가지 플랫폼이 많은데, 지금보다는 아웃풋이 적었던 시대에 무언가 나를 어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돌아다니며 찾아 헤맨 시간이 아깝긴 하다"라면서도 "그동안 목말라하셨던 팬분들에게 갈증을 해소해 드리는 것, 늦게나마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고 바라봤다.
김재중은 KBS2 '편스토랑'을 통해 15년 만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편스토랑' 캡처지난 5월에는 KBS2 '편스토랑'을 통해 무려 15년 만에 지상파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말 많이 배웠다"라고 운을 뗀 김재중은 "너무 많은 제 지인분들이 축하를 해 주시는 거다. 정말 별거 아닌 건데 아 너무 감사했다. 지상파 출연 하나가"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이런 이야기를 잘 안 하고 싶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옛날 회사를 비방하는 거 같아서 전 너무 싫다. 그게 쿨하지 않아 보인다. 누군가는 저의 방송(출연)을 아직도 막고 있을 거다. 저는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왜 나를 막지? 너무 감사하지 않나? 내가 뭐라고. 근데 전 그 회사를 비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 봐…"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김재중은 "지상파 나가는 작은 꿈을 이뤘기 때문에 굉장히 뭔가 감동적이었고 기쁨의 눈물이 났다. 사실 녹화 때가 아니라 녹화 끝나고 나서. 집에 가서 (제 방송 출연으로) 부모님이 기뻐하실 거 생각하니까… 우리 아들을 거의 15년 동안 공중파에서 못 봤으니까"라며 "어느샌가부터 제가 어디 마트 가서 자랑할 수 있는 아들이 안 되었다"라고 털어놨다.
조카들도 '삼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거들었다. 김재중은 "우리 조카 연령대가 갓난 아기부터 서른 몇 살 있는데, 조카들이 삼촌 얘기를 안 했다. 근데 요즘에는 정체성이 생겨나는, 자아를 확립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삼촌 자랑을 하더라. 그게 너무 감동이었다. '그래서 그 삼촌이 누군데?' 하면 '편스토랑에 나왔던 그 아저씨!'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은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출신인 노현태 대표와 함께 지난해 5월 신생 기획사 인코드를 설립했다. 인코드 제공오은영 박사가 진행하는 솔루션 프로그램 출연 제의도 받았으나 거절했다. 김재중은 "방송 섭외가 들어왔는데 정중하게 거절했다. 저는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라며 "꿈을 이루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 때문에) 고단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행복해서 '저는 고민이 없습니다' 하고 고사했다"라고 설명했다.
'편스토랑' 출연을 계기로 앞으로도 예능 출연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김재중은 "사실 방송 섭외가 그 이후에도 현재도 많이 들어온다. 너무 죄송한 게, 저는 제 머릿속에 계속 '공중파(지상파) 출연을 위해서 노력은 하겠지만 아이~ 못 나가겠지?' 하는 마음이 9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완전 슈퍼 J여서 내년 스케줄을 잡고 있는데 스케줄이 너무 꽉 차 있어서 방송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안 된다. 스케줄이 안 돼서 녹화를 못 나가는 상황이다. 정말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저 친구가 못 나갔던 게 본인이 안 나간 거 아냐? 생각을 하실까 봐…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내년 방송, 내후년 방송을 미리 말씀해 주시면 다 할 수 있다. 열려 있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스케줄은 내년 여름까지는 차 있다고.
김재중은 드라마로도 조만간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MBN 금토 미니시리즈 '나쁜 기억 지우개'가 8월 2일 편성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김재중은 "영화 드라마 합치면 거의 150편 넘게 못 나오는 거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편성된 게) 되게 감사했다. 그런 시기에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세연씨가 진짜로 목말라했다. 이 드라마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사 나고 세연씨한테 축하한다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김재중은 지난해부터 '재친구'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재친구' 캡처'나쁜 기억 지우개'에 관해 김재중은 "배우들, 스태프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소재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그냥 일반적인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뭔가 감동과 가족의 사랑, 일반적인 남녀의 사랑, 재미있는 코믹적인 요소부터 시작해서 되게 눈물까지 흘릴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많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김재중은 구독자 23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콘텐츠 '재친구'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소녀시대 수영, 김준수, 세븐틴 디노, 에이티즈, 보이넥스트도어, 마마무 문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씨엔블루 정용화, FT아일랜드, 산다라박, 엔하이픈, 브라이언 등 수많은 연예인이 출연했다.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이 있는지 질문하자, 김재중은 "사실 SM 아티스트분들이 많이 나오셨으면 좋겠다. 왜냐면 저희는 경계선이 없다. 지상파는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저희 채널 같은 경우는 정말 그런 게 없다"라며 "저희는 (SM) 대표자분들이랑 만나기도 한다. 그러니까 회사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 건 아니다. 저희 사이 좋다. 반대로 말씀드리면 과거를 다 청산하고 사이좋게, 저희는 사이가 좋은데 외부에서 눈치를 보는지 저 절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답했다.
김재중은 "저희 사이가 좋다. 나쁘지 않다"라고 재차 강조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렇다면 방송 출연을 막는 게 SM이 아니라 다른 세력인지 질문이 나오자, 김재중은 "그건 (SM이) 아니다. 그냥 SM 눈치를 보시는 거다. 아마 지상파의 수익 공연 구조 때문에 그럴 거다. 제가 나가면 불편해할 사람이 있으니까 공중파 입장에서는 저 하나 나가는 것보다 SM IP 전체가 나가는 게 훨씬 이득이지 않나"라며 "어쨌든 유튜브는 그런 게 없다 보니까"라고 부연했다.
김재중은 과거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와 사이가 좋다고 말했다. 인코드 제공김재중은 "얼굴을 한 번도 못 봤던 아티스트가 많다. 제가 있을 때 연습생 막 들어왔을 친구가 크리스탈이었으니까 에프엑스까지가 마지막이었던 거 같다. 뒤로는 아무도 얼굴 본 적이 없고"라고 말했다. 관심 가는 SM 소속 아티스트가 있는지 묻자, 그는 "태연(소녀시대 태연)이 공연 보러 갔을 때 멀리서 윈터씨를 한번 본 적이 있는데 세상에…! 존재감은 되게 큰데 엄청 작고 마르시더라. 하, 끝이다"라고 해 다시 한번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저희('재친구')가 사실 하이브 계열 아티스트분들은 많이 나와주고 계시고 앞으로 나올 분도 계시고 이미 섭외 녹화 예정이신 분들도 있다. JYP 분들도 많이 나오신다. 사실 저희는 경계선이 없고 유튜브계의 '주간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많이들 거리낌 없이 나와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재친구'를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칭찬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노출한 것을 두고, 김재중은 "SM에서 동방신기 때는 뭔가 저를 많이 눌러주셨다. 계속 '거기까진 얘기 안 해도 돼' 하면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나 스스로를 많이 보여주고 노출하면 노출할수록, 팬들이나 대중과의 교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연예인, 친근한 연예인이지만 당시엔 아직도 신비주의였달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던 멤버였는데 (과거에) 신비주의여서 그거에 대한 답답함을 다 털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가수 김재중. 인코드 제공20년을 돌아보면서 이것만은 잘했다 싶었던 것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김재중은 "가요계에서 잊혀진 동료들이 굉장히 많고, 이미 은퇴한 친구들도 되게 많다. 왕성하게 활동 안 하고 있는 동료 친구들에게 '부럽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CD 한 장 낼 수 있다는 그 자체, 이런 상황에 놓여져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굉장히 다들 노력하고 싶어 한다, 뒤늦게. 참 잘 노력해 왔구나 하는 부분은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답했다.
김재중은 "눈에 안 보이는 노력들이 굉장히 많다. 하물며 표현할 수 없는 노력들이 되게 많은데 '잘 버텨왔구나' '노력할 수 있다는 상황이 너무 감사하니 더 노력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 와 가지고 '야, 너무 일만 하는 거 같아. 이제 너의 인생을 살아'라고 하길래 이게 내 인생이야'라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살아가면서 실수, 당연히 할 수 있는 실수들을 최소화하는 인생으로 살고 싶어요. 실수를 안 할 거라는 보장을 저 자신이 할 순 없지만 최소화하는 인생을 앞으로 살고 싶어요. 사실 지금도 엔터테인먼트군 안에 들어와서 회사 설립하는 이 과정에서도 저는 사실 실수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완벽할 순 없으니까요. 다 최소화하고 싶다는 거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