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 529명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휴진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의료계의 집단 휴직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17일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학교병원을 찾아 대화를 촉구하는 등 의정 갈등 해법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앞서 16일 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 서울대병원 비대위가 만난 자리에서 논의됐던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는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서울대병원 방문 뒤 당정회의를 열고 의료계 집단 휴직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부디 서울대 의대 교수와 의협 지도부는 휴진으로 피해 받는 환자들의 고통에 귀 기울여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며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회의에 참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적지 않은 병원 교수들이 휴진 동참을 표명해 깊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이뤄지는 불법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집단 휴진에 대비해 비상진료대책을 강화해서 의료 이용에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당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인요한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사들이 환자 옆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론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겠다"며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은 아니고 점차 가능하면 빨리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안을 빨리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시간을 좀 달라"며 "집단 휴진은 집단 휴진이고. 대책은 찾아가자"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의료개혁을 위해 필요한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격차해소특별법' 등 관련 법률의 당론 추진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앞서 특위 위원장인 인요한 의원 및 소속 위원인 한지아·박준태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직접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김영태 병원장과 1시간 정도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인 의원은 "무슨 제안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상황이 아주 심각하니까 말씀을 듣고 배우고 그 다음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비대위나 교수단체, 전공위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비공식적으로 접촉은 어제(16일) 했는데 전공의들은 원칙을 많이 주장하고 만나는 걸 꺼려하는 것 같다.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지아 의원은 "정부 측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휴진을 안 하는 교수도 최대한 (의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진료에 차질 없도록 당에서 잘 챙겨보겠다"고 했다. 박준태 의원도 "오늘 교수들이 집단휴진을 하면서도, 환자들이 진료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병원이) 세심히 배려하고 헌신적으로 일한다는 믿음을 얻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