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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밸류업' 하려면…"상법개정·주주환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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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중 40%, 오너가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의장…이해충돌 의심
회사 위해 일하는 이사회, 소액주주 권리보호 위해 '주주' 추가해야
현재 주주환원율 32%…기업가치(ROE) 올리려면 40%p 더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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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식시장의 단순 모멘텀을 넘어 상승 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 이사회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상법을 개정하고, 기업이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 상법 개정 목소리…배임죄 폐지도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4일 자본시장 개혁 과제로 상법 개정을 거론했다.
 
현재 상법은 '이사는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이사의 충실의무'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게 상법 개정의 핵심이다.
 
이 원장은 "쪼개기 상장 등 주주가치 보호 실패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졌다"면서 "기업 지배구조나 상법 개정에 관해 정부 입장이 정해진 게 없지만, 금감원은 이사회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임죄 처벌을 없애거나 경영진의 사적 목적 추구 등 처벌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대주주(오너)와 일반주주 간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달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이 같은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밝혔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지난 4월 밸류업 완성을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하며 상법 개정을 첫 번째로 꼽았다.
 
회사와 오너를 동일시하는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 기업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오너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교보증권 집계를 보면,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내 지주회사 58개 가운데 최대주주가 법인이 아닌 자연인인 상장 지주회사는 30개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가 대표이사를 맡은 비율은 47%이고, 이사회 의장까지 맡은 비율은 57%다.
 
이처럼 오너가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은 비율이 40%를 넘는 상황은 주식회사를 구성하는 '최대주주', '소액주주', '경영진' 사이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의심할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박건영 연구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조건 최대주주의 대표이사 취임, 이사회 의장 선임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밸류업 속도‧효과 동시에 잡는다


금융당국은 밸류업의 핵심으로 '주주환원'을 꼽는다. KB증권은 주주환원의 한 구성요소인 자사주 매입이 밸류업을 위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KB증권 조사결과 순이익 대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비율인 '총주주환원율'의 10년 평균은 미국 92.5%고, 우리나라 31.9%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현재 미국이 20.6, 우리나라가 9.5다. 20년 뒤에도 현재의 ROE를 유지하기 위한 총주주환원율은 미국이 70%이고, 우리나라는 76%다.
 
즉 미국은 지금 수준에서 주주환원을 20%p 줄여도 기업가치(ROE)가 상승하지만, 우리나라는 최소 40%p 올려야 기업가치(ROE)가 오른다는 계산이다. 2023년 우리나라 ROE인 41.2와 비교해도 주주환원이 대폭 개선돼야 하는 셈이다.
 
주주환원율을 올리지 않고 밸류업 하는 방법도 있다.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을 올리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6.37%인 EPS 연평균 성장률이 1.5%까지 떨어져도 현재의 기업가치(ROE)가 지속된다. 반면 현재 2.3%인 우리나라의 EPS 연평균 성장률은 6.6%까지 올라야 지금 수준의 기업가치(ROE)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밸류업'을 위해서는 기업의 영업이익 등 외형적 성장과 함께 배당 및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을 함께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투자와 성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밸류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KB증권 김세환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트렌드는 확산하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과 주가를 1차적으로 연결할 순 없지만, 즉각적인 이익 상승효과가 결국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로 반영돼 경영자에게도 인센티브를 높이는 유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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