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한국문화원 '한국문학의 밤'에서 주예은 작가와 현지 랜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조예은 작가의 호러 스릴러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이 지난달 영문판 출간에 이어 영국 현지에서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영한국문화원은 8일(한국시간) 6월 '한국문학의 밤' 행사를 열고 조 작가의 장편소설 영문판 'THE NEW SEOUL PARK JELLY MASSACRE'(정예원 옮김)를 주제로 한국 장르문학계의 차세대 주자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2019년 출간된 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은 조예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웰메이드 호러 스릴러로 꼽힌다. 작가는 달콤한 위안을 주는 젤리를 소재로 놀이공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영국에는 지난 5월 15일에 영문판으로 출간됐다.
놀이공원 뉴서울파크에는 무더운 여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가족들과 연인들이 몰려든다. 유지도 엄마 아빠와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왔지만 계속해서 엄마 아빠의 싸우는 모습에 불현듯 엄마 아빠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감정에 휩싸인다. 갑자기 나타난 젤리장수는 엄마 아빠가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젤리를 건넨다. 그러다 엄마 아빠와 헤어진 유지는 미아보호소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유지를 허겁지겁 찾아온 엄마와 손을 맞잡는 순간 핑크색 젤리로 녹아내린다.
모두가 즐거워야만 하는 놀이공원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끈적한 젤리로 녹아내리고 달콤한 향으로 가득찬다. 소설은 아홉 개의 이야기가 퍼즐처럼 맞물리며 때론 옴니버스 형식을 띤 미스터리처럼, 더 깊이에는 악마숭배와 같은 오컬트적인 이야기들이 소용돌이 친다.
조 작가는 화상 연결을 통해 "영국의 독자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며 "녹아내릴 듯 무더웠던 여름을 회상하며 젤리의 물성에 주목해 호러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주예은 작가의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국문판과 영문판작가와의 대담에서는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가 사회를 맡아 '한국문학의 밤' 참가자들과 소설에 대한 집필 계기, 제목 선정, 소재 선택 이유 등 다양한 질문을 주고 받았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환상현실이야 말로 21세기를 주도할 한국문화"라며 "차세대 한국문학의 환상력이 영국을 매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영한국문화원은 7월 '한국문학의 밤'에 강화길 작가의 '다른 사람'(영문판 제목 Another Peson)을 번역한 클레어 리처드(Clare Richards)를 초대해 대담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