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충남 천안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 만찬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정권의 생명에 빨간 불이 켜진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최근 공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서울이 17%, 인천·경기가 18%, 20대가 14%, 30대가 10%, 40대가 8%, 50대가 18%이고 중도층이 15%다. 중수청(중도층, 수도권, 청년층) 민심이 총선 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 끝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왜 민심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나. 대통령도 정부 여당도 바뀐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라며 "먹고 살기가 좋아진 건 1도 없다. 총리·장관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눌러 앉았고, 용산 대통령실은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못 받은 낙선자들의 재취업센터로 변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보수층까지 찬성 비율이 높았던 채상병 특검법을 대통령은 거부했고, 여당은 재의결에서 부결시킨 것을 무슨 큰 일 해낸 것처럼 자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22대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녀 온 워크숍과 관련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총선에서 왜 박살났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뼈 빠지게 뛰겠다'며 어퍼컷을 날리는 대통령, '한 몸으로 똘똘 뭉치자'는 의원들, '108석도 굉장히 큰 숫자'라는 비대위원장… 이러니 국민들 염장만 지르는 것 아닌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실 이 정도 지지율만으로도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몰라서 둔감한 것인지, 심지가 워낙 굳건해서 타격감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21% 지지율은 집권 마지막 해에나 나타나는 지지율이라는 것 정도는 주변의 누군가가 직언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국민이 걱정"이라며 "김치찌개 레시피 공개하고 계란을 마는 걸로는 아무 것도 안 바뀐다. 민심을, 제발 민심을 직시하고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국민만 두려워하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전 의원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서도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날 또 다른 글에서 "지구당 부활을 두고 벌어지는 찬반 논쟁은 정말 필요한 정치개혁을 못 보고 있다. 우리 정치의 불공정은 '현직 대 비현직' 사이의 문제이고, 단순히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의 불공정을 해소하는 방법은 비현직의 진입장벽을 없애 현직과 비현직 모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모든 진입장벽을 없애야 한다. 원외 당협위원장을 위해 지구당을 부활하고 이들이 정치후원금을 받아 그 돈으로 사무실과 직원을 두고 정치활동을 하도록 해 주자? 그렇게 하면 당협위원장이 아닌 정치인들은 무슨 수로 정치활동을 하나? 그건 또 다른 진입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 정당의 공천을 받거나 당협위원장이 되려면 때로는 권력자에게 줄을 서야 하는 게 아직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며 "이왕 지구당 부활이 논쟁의 주제가 된 만큼, 정치개혁을 제대로 하자. 정치하는 사람은 현직이든 도전자든 똑같은 조건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구당 부활 수준이 아니라, 정치를 하려는 모든 사람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정당법의 모든 진입장벽을 없애는 정치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정치인의 후원금은 선관위 등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 등록해 한도와 지출용도를 법으로 정하고 모든 지출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받도록 하고 모금과 지출의 불법은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새로운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