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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파업에 삼성전자 긴장…노노갈등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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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삼노,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 선언
"임금,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6월7일 단체 연차부터 단체 행동"
초기업노조 "회사 브랜드 이미지 실추 바른 방향 아냐…교섭 집중"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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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9일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조가 즉각적인 파업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노조 가입률이 전체 직원의 22%에 달하는데다 다수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 업황이 막 개선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경영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삼노 "삼성전자 사측, 노조의 정당한 요구도 외면"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은 회사 창사 이후 55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전삼노는 "사측과의 4년 간의 교섭을 통해 확신이 선 것은 사측은 노조가 정당한 요구를 하더라도 교섭에서는 그 어떤 것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로 해결하고자 3차례나 문화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사측은 아무런 안건 없이 교섭에 나왔다"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삼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임금 1~2%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성과금을 많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도 개선을 통해 (임금을) 투명하게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2% 수준인 2만8천여명이다. 삼성전자에는 현재 5개 노조가 활동 중인데, 전삼노는 DS 부문을 중심으로 구성됐고 규모도 가장 크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DS부문에서만 연간 1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DS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0%로 책정했고,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대거 가입하며 전삼노 조합원 수가 급증했다.

조합원 단체 연차 사용 예고…"노조리스크? 경영리스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김수영 기자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김수영 기자
전삼노는 다만 즉각적인 총파업보다는 오는 6월 7일 전국 사업장에 있는 조합원의 단체 연차 사용을 시작으로 투쟁을 시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의 파업 선언에 대해 삼성전자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상황 속 DS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전삼노의 파업 선언에 당황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가 위기인 상황에서 파업을 단행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삼노는 "삼성전자 경영이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노조 리스크'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저희가 생각할 때 이는 노조 리스크가 아닌 '경영 리스크'"라고 일축하며 "삼성전자 직원들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사기가 엄청나게 떨어져있는데, 이것보다 더 큰 위기는 없고 (임금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직원들이 열정을 극복하면 (경영상의 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삼노의 단체 해동으로 경영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삼노 조합원들의 첫 단체 연차 제출일로 지목된 6월 7일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날짜다. 이날 휴가를 내는 직원이 원래 많을 것으로 예상된 만큼 단체 연차가 얼마나 큰 파급력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 "근로조건 향상이 목적 맞나"

한편 전삼노의 행보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결이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전삼노)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초기업노조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와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가 전날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후에도 입장문을 내고 "노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삼성 직원들을 위하는 교섭에 집중하고 노사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회사를 공격하는 행위와 타노조 비방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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