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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항서' 꿈꾸는 김상식 "항상 존경, 같은 길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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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팀 이기는 선수 없다"…베트남 축구사령탑 취임. 디제이매니지먼트김상식 "팀 이기는 선수 없다"…베트남 축구사령탑 취임. 디제이매니지먼트베트남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이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6일(한국 시각) 하노이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열린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K리그1 전북 현대) 감독을 그만둔 뒤 동남아시아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싶었다"면서 "클럽팀도 아닌 베트남 대표팀 감독 제안이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영광으로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 3월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을 경질하고 신임 사령탑으로 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박항서 전 감독에 이어 베트남의 2번째 한국인 사령탑이 됐다.

트루시에 감독은 박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 지휘봉을 잡았지만, 박 감독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3전 전패)했고,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0대3으로 완패한 뒤 베트남을 떠났다.

베트남은 김 감독이 박 감독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길 바란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 1월까지 베트남을 지휘한 박 감독은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2018년),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우승(2019년),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다.

김 감독은 베트남 사령탑 선배인 박 감독에 대해 "많은 성과와 업적을 남겨서 베트남 축구 팬과 국민에게는 영웅"이라면서 "그를 항상 존경하고 나 또한 박 감독과 같은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길이 너무나도 멀고 험한 여정인 것을 잘 알고 그런 성적을 어떻게 따라갈까 하는 부담감도 있다"면서도 "선수들과 잘 소통하고 준비한다면 박 감독이 걸었던 길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은 후배인 김 감독에게 응원과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김 감독은 "내가 베트남 감독으로 결정되고 나서 박 감독이 축하·격려와 함께 많은 조언을 해줬다"면서 "특히 선수들을 잘 끌어안고 팀을 잘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취임 김상식 감독. 디제이매니지먼트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취임 김상식 감독. 디제이매니지먼트베트남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수로서도 코치, 감독으로서도 상대해 봐서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최근 경기를 많이 보고 있는데 좋은 부분과 개선할 부분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근 베트남의 성적이 좋지 않지만, 반드시 반등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성적이 안 좋아서 패배 의식에 빠져 있을 수 있는데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김 감독은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나도 전북에서 동료로서,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소통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베트남 선수들에게 박 감독은 '파파'로 불렸지만 나는 '형'으로 불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 축구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로열티'(충성심)이며, 축구 격언 중에 내가 좋아하는 말은 '팀을 이기는 선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선수 시절 팀을 위해 희생했고 뛰었다"면서 "지도자로서도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슈퍼스타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구성원이 승리한다는 각오와 희생정신으로 끝없이 도전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베트남 대표팀에서도 모든 선수가 건강한 경쟁을 통해 로열티 있는 선수가 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한 뒤 2013년 플레잉코치, 2014~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2021년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데뷔 첫 시즌 K리그1 우승에 이어 2022년 코리아컵(전 FA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김 감독은 1년 만에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김 감독은 2026년 3월까지 베트남 국가대표 A대표팀,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김 감독의 다음달 6일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필리핀과 홈 경기에서 베트남 사령탑 데뷔전을 치르고, 11일 이라크 원정에 나선다. 이후 U-23 대표팀을 이끌고 9월 U-23 아시안컵 예선과 12월 제33회 동남아세안게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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