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4일 오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소환했다. 김 사령관은 의혹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이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4일 오전 채 상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2분께 정부과천청사 내에 있는 공수처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한 적이 있는지', '이첩 보류 지시가 대통령실 뜻이라는 말을 들었는지', '외압이 들어온다고 느낀 적 있는지', '해병대 사령관으로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더불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사망을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 하자 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한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지만, 김 사령관이 이를 보류·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그는 또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김 사령관은 'VIP가 격노했다'는 의혹에 대해 군검찰 조사 당시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앞서 지난달 26일과 29일 유재은 관리관을 연이어 부른 뒤, 지난 2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불러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김 사령관 조사는 공수처 수사기획관 차정현 부장검사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A4 용지로 200여 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밤늦은 시간까지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을 상대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이첩이 보류·중단된 경위, VIP 격노 발언의 진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