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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이문열·한강 낳은 '이상문학상' 매각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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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사 "다산북스에 매각 최종 결정 아니야"
올해 초부터 여러 곳과 협의 중…월간 문예지 휴간
경영 적자에 숨고르기…출판시장 경영난 불씨될까

문학사상사 제공 문학사상사 제공 
박완서 이문열 양귀자 한강 등의 수상자를 낳으며 국내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47년 전통의 이상문학상이 최근 매각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출판계에 따르면 이상문학상 운영사인 문학사상사는 운영주체 변경을 놓고 국내 주요 출판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학사상사 관계자는 "이상문학상 운영사 변경을 놓고 올해 초부터 여러 곳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나오는 다산북스(다산콘텐츠그룹)로 변경이 확정되거나 최종 협의 단계에 있는 것처럼 나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문학사상사가 이상문학상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운영 적자 때문이다. 대표 문예지인 월간 '문학사상'도 5월호부터 잠정 휴간에 들어간다. 문학사상사 측은 "워낙 월간지 시장이 어려운 환경이라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문학상은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이 남긴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매년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표창해 한국의 문학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과 함께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펴내는 수상작품집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1977년 첫 대상수상작인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을 시작으로 박완서 '엄마의 말뚝'(제5회), 최인호 '깊고 푸른 밤'(제6회),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제11회), 양귀자 '숨은 꽃'(제16회), 신경숙 '부석사'(제25회) 등 한국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작들을 배출했다.  

제12회 수상자인 한승원 작가(해변의 길손)는 제29회 대상작(한강)을 낸 한강의 아버지로 부녀가 나란히 국내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한강은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한국 소설 최초, 아시아 문학 최초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제13회 수상자인 김채원(겨울의 환幻)과 제21회 수상자 김지원(사랑의 예감)은 자매가 나란히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시인 김동환과 소설가 최정희의 딸이다.

2020년에는 수상 작가와 출판계약서의 '저작권 양도'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수상 작품의 저작권을 문학사상사에 3년간 양도한다는 조항이 발단이 됐다. 우수상을 수상한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다른 문학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소 조항"이라며 잇따라 수상을 거부해 논란이 커진데다 2019년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가 "상에 대해 항의할 방법이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절필을 선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문학사상사는 이후 독소 조항을 일부 수정하고 상금 규모도 키우는 등 2021년부터 다시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지만 한국 대표 문학상이 입은 상처는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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