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페디. 연합뉴스작년 KBO 리그 최우수 선수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시즌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로 돌아간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아직도 시즌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KBO 리그 타자들의 헛스윙을 자주 끌어냈던 대표 구종 스위퍼가 빅 리그 타자들에겐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페디는 지난 11일(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올해 3번째 선발 등판이다.
하지만 이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심지어 타선의 넉넉한 지원이 있었음에도 홈런을 3개나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 초반부터 화이트삭스 타선은 5점을 뽑아냈다. 페디도 3회까지 1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페디는 4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조시 네일러에게 시속 146km 높은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2사 1루 상황, 보 네일러에게 시속 150km짜리 싱커를 뿌렸지만 타구는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며 2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투구는 5회와 6회에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스티브 콴을 자신의 주무기인 스위퍼로 상대했지만 이 역시 1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6회에는 선두 타자 조시 네일러를 2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후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화이트삭스는 연장 접전 끝에 6 대 7로 역전패했다.
이날 페디는 5이닝 4피안타(3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점)의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시즌 성적은 3경기 14⅔이닝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30이 됐다.
KBO 리그 시절 에릭 페디. 연합뉴스무엇보다도 KBO 리그에서 발전시켰던 주무기 스위퍼가 빅 리그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이날 경기 전까지 MLB에서 스위퍼 피안타율은 4할에 달했고, 장타율은 1.100이나 됐다. 홈런 2방을 맞을 당시 구종 역시 모두 스위퍼였다.
반면 한국 무대에서 페디의 스위퍼 피안타율은 1할8푼4리. 페디는 미국으로 돌아간 직후 자신의 스위퍼에 대해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투구를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한국이 그런 기회를 제공해줬다"며 흡족해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