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108석 당선이란 역대급 참패의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사의를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 이하 윤재옥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직자들의 사퇴 여부가 주목된다.
지도부 총사퇴가 당연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한 비대위원장 외 뚜렷한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 자체가 정치에 여지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치를 접지 않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치는 화법을 썼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 비대위원장은 입장문을 읽던 중 잠시 침묵하다가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강조점이 찍힌 이 발언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사랑을 되찾는' 정치 행위를 자신이 하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떠나는 사람의 발언으로는 뒤끝이 진하게 남아 있다.
그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입장 발표를 마친 한 위원장은 10분여 간 당사에 머물다 빠져나갔다.
정치를 끝내겠냐는 질문에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 전 "정치라는 무대에서 살 결심을 했다", "누군가가 제가 이번 선거가 끝나고 유학을 갈 것이라 그러던데, 저는 무엇을 배울 것이 아니라 여러분 위해 무조건 봉사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나머지 비대위원들의 동반 사퇴에 대해서도 "그 분들 의사를 강요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한덕수 총리 이하 내각이 총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총선을 진두지휘한 당 지도부만 여지를 남기는 모습이다. 한 비대위원장 외 박정하 대변인이 사의를 밝혔을 뿐 공동선대위원장이자 당3역 중 한 명인 윤재옥 원내대표도 사의의 뜻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