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회가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300개의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윤철원 기자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압승을 거뒀지만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과 대구는 국민의힘이 모두 차지했다.
TK 지역민들이 바라던 '국정안정'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지역 다선 의원들의 역할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변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경북 13곳과 대구 12개 등 TK 25개 선거구를 모두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지역구에서 또 다시 단 1석도 건지지 못했다. 다행히 임미애 전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비례대표 13번으로 당선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TK에서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가져온 건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김부겸 후보가 마지막이었다.
경북과 대구가 '보수 텃밭'임을 재확인했지만 정치적 관심과 역동성은 실종됐다.
특히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현역 중심'의 공천을 진행하면서 현역들이 대거 생존하면서 포항과 구미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조용한 선거가 진행됐다.
이를 반영하듯 대구의 투표율은 64%로 제주의 62.2%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고, 경북도 65.1%에 머물며 전국 평균 67%보다 낮았다.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전국 투표율은 32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경북과 대구는 21대 총선보다 떨어진 것이다. 21대 총선 대구 투표율은 67%, 경북은 66.4%였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3선 이상의 중진만 9명을 배출하면서 TK의 정치적 영향력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후보는 6선 고지를 밟으며 벌써부터 차기 당 대표나 국회부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윤재옥(달서구을)·김상훈(서구) 후보는 4선에 성공하며 당내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재(포항북구)·김석기(경주)·이만희(영천-청도)·임이자(상주-문경)·송언석(김천)·추경호(달성) 후보는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3선 고지를 밟으며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을 수 있게 됐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경북은 최다선 의원이 재선에 불과해 정치적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크게 패했지만 TK는 중진이 대거 보강되면서 당내 위상과 역할은 한층 강화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앞으로 이들의 역할에 따라 새로운 보수정당의 아젠다 설정은 물론 지역 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