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사진 왼쪽)과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 이상현 기자4·10 총선 창원 성산구의 마지막 변수였던 야권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지난달 31일까지 단일화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양 측이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직전일인 31일을 넘기면서 양측의 후보 단일화는 후보자간 만남도 없이 끝이 난 모양새다. 두 후보는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정치적 결단도 내리지 못했다.
앞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는 지난달 27일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며 "4월 1일엔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 31일이 사실상 마지막 시한이다"고 제안했다.
이에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허위 사실 방송에 대한 공개 사과를 하기 전에는 허성무 후보를 만날 일이 없다"며 거부했고, 이게 단일화와 관련한 마지막 대응이 됐다.
물론, 이후에도 사전 투표 전까지는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수 있지만, 투표용지가 인쇄되고 나면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단일화가 어렵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사진 왼쪽부터). 이상현 기자
단일화가 무산되면, 창원 성산 선거구는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를 포함한 3파전으로 치러진다.
강기윤 후보는 1일 국민의힘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던 배종천 후보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구도상으로만 본다면, 보수 후보는 보수 표심의 분산을 막았지만, 진보 후보의 경우, 갈라진 진보 표심을 모아내지 못하면서 불리한 상황이 됐다.
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자력으로 완주하면서 승부를 볼수 밖에 없는 처지다.
허성무 후보 측은 최근 정권 심판 바람이 경남에도 거세지면서 단일화 없이도 독자적으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여영국 후보도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최근 노동당과 노동계의 지지선언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창원 성산에서는 야권단일화에 성공하면 야권 후보가 당선됐지만, 단일화에 실패하면 낙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4번의 국회의원 선거 중 진보정당은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2016년 총선과 2019년 보궐선거에 이겼지만, 나머지 선거에서는 보수정당에 패했다.
일찌감치 경남에서 야권단일화를 추진해 진보당과 민주당의 단일화를 성사시킨 시민사회에서도 이번 창원 성산의 야권단일화 불발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총선승리경남연석회의 관계자는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를 위해 '진보정치 일번지'인 이 곳 창원 성산에서 만큼은 야권 단일화를 해달라는 민심의 요구를 이번에도 받아안지 못해 뼈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