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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자루스키 "마태수난곡은 강렬한 영적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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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마태수난곡'

4월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공연
세계적 카운터테너 자루스키 무대에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롯데문화재단 제공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롯데문화재단 제공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46·프랑스)가 4월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BO)의 '마태수난곡' 공연 무대에 오른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1727년 작곡한 마태수난곡은 바로크 음악의 유산이자 교회음악의 정수로 꼽힌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수난사를 3시간에 걸쳐 68곡으로 풀어낸다.

'고음악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자루스키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마태수난곡은 20년 전 몇 차례 공연했다. 더 성숙해진 목소리와 독일어에 대한 더 나은 경험으로 다시 노래할 수 있기를 오랫동안 꿈꿔왔다. 무대에 서는 저에게도 강렬한 영적 여정"이라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은 FBO의 원전 연주(바로크 시대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와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스위스)·콜레기움 보칼레 서울(한국)의 합창이 어우러진다. 자루스키는 알토 아리아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를 부른다. 예수가 체포된 후 예수를 3번 부인한 베드로의 통한의 심정을 담은 곡으로 바이올린과의 오블리토(Obligato)가 일품이다.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를 위해 6개월 이상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이 곡은 바이올린 솔로 연주와 성악가가 대화하는 형식이죠. 후회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극적인 면을 기악적으로 접근해야 해서 어렵습니다."

바흐의 교회음악에 대해서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바흐의 음악적 완벽함 앞에서 제 자신의 불완전함을 강하게 느낀다"며 "바흐는 성악가의 목소리를 오케스트라와 대화하는 악기처럼 다룬다. 그래서 다른 악기들의 파트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작곡된 지 300년이 흐른 지금도 유효한 이유는 뭘까. 자루스키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마태수난곡의 영성과 아름다운 음악을 느끼는 건 더 중요하다"며 "3시간 동안 앉아서 침묵을 지키며 혼란스러운 세상과 잠시 단절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롯데문화재단 제공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롯데문화재단 제공 흔히 카운터테너는 가성으로 여성의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 성악가를 말한다. 하지만 그는 "가성이라는 단어에는 거짓이 들어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카운터테너는 음역대보다 노래하는 방식으로 정의해요. 저는 두성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카운터테너죠. 카운터테너의 목소리에는 다양한 색채와 기술이 있어요. 메조소프라노와 비교하자면 제 목소리는 더 가볍고 연약하죠."

자루스키는 "제 목소리가 맑고 미묘해서 사람들은 제가 천사처럼 노래한다고 얘기한다. 좀 더 다양한 색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탄탄한 목소리를 가진 카운터테너가 느는 추세다. 한국인 카운터테너 중에서는 김강민, 정민호가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10세 때 바이올린 연주로 음악에 입문한 그는 카운터테너로서 고음악, 낭만주의 음악, 현대음악 레퍼토리를 두루 섭렵한 것은 물론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했지만 노래를 시작한 후 더 많은 자유와 기쁨을 느꼈어요. 지휘자 역할을 하면서도 행복감을 느낍니다."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마태수난곡' 공연은 5일 통영국제음악당, 7일 LG아트센터서울에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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