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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다치면 총파업" 선언한 新의협회장…동네의원도 휴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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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당선인 "전공의·의대생 등 한 명이라도 다치면 즉각 총파업" 선언
2020년 휴진율 10% 밑돌았지만…現의료공백 훨씬 크고 의사들 분노 커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이번에 회장도 (누가 신임 회장이 될지) 결과를 알 수 없었잖아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된 것 자체가 분노의 표출이라고 봐요."
 
서울 소재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 중인 전문의 A씨는 지난 26일 제42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 회장이 65.43%(3만 3084표 중 2만 1646표)의 득표율로 당선된 선거 결과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의대 2천 명 증원에서 비롯된 의(醫)-정(政) 대치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협 내부에서도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회장이 회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이 시점에 선출된 사실 자체가 의사들의 '여론'을 대변한다는 취지다.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66.46%)도 선거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씨는 2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도 그렇지만 요즘 주변을 보면 저녁이나 새벽에 깨서 잠이 안 온다는 의사들이 많다. 그 정도로 화도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라며 "해결 기미도 안 보이니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아직 '무기한 휴진' 등 파업 여부를 장담하기엔 이르지만, 출구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는 게 상당수 개원의들의 생각이다.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임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총파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강경 노선'을 재확인했다. 의료계와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가 잠시 유예한 전공의 면허정지를 포함해 의대생·교수 등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의대 교수들을 충분히 포함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며 대화에 응할 여지도 남겼지만, 전제로 내세운 조건이 워낙 강성이라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임 당선인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을 파면하고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공천(국민의미래 비례대표)을 취소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라고 밝혔다. 2천도 최소한의 증원 수치임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요청하고, 정부(윤 대통령)가 받는 모양새를 취한 '전공의 행정처분 유예'는 애당초 협상카드 축에도 못 낀다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협이 실제 총파업에 돌입해도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의료 현안을 정부와 논의해온 자타공인 의사 대표단체지만, 동네 병·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개원의 중심이라 일사불란한 단체행동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0일 이후 전체 90% 이상이 대학병원 등을 떠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의미다.

전국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 수는 1만 3천 명 남짓이지만, '빅5' 등 상급종합병원 의사인력의 40% 이상을 차지해 이들의 빈자리가 의료공백으로 직결되고 있다. 사직 또한 개별적 결정임을 강조하나, 병원별 단위로 움직이는 만큼 조직력도 상당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의협이 스스로 전면에 나서기보다, 전공의들을 앞세워 대정부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공의들이 피고용인으로서 주80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을(乙)'의 성격을 지닌다면, 개인병원 개설사례가 많은 개원의는 좀 더 '기득권'에 가깝다는 게 세간의 평가이기도 하다.
 
27일 강원도 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스마트폰으로 전공의 근무 이탈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27일 강원도 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스마트폰으로 전공의 근무 이탈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9·4 합의'로 의대증원 시도가 좌절된 2020년에도, 전공의의 파업율은 75~80%를 기록한 반면 의협의 휴진 참여율은 6~10%에 그쳤다. 정부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의료대란의 뇌관은 늘 전공의였던 셈이다.

하지만 4년 전과는 단순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이 한시적인 파업이 아니라 '사직'이라는 점, 그때보다 대규모의 이탈이 한 달 넘게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 정부에 대한 의료계 전반의 불신과 분노가 더 크게 번져 있다는 점 등이다. 대형병원의 진료 공백이 커지면서 환자들로서는 동네병원 한 곳도 아쉬운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임 당선인을 필두로 의협 회원들이 똘똘 뭉쳐 휴진에 나선다면, 당연히 이전보다 파급력도 배가 될 수밖에 없다.

A씨는 "의사들은 (직업 특성상)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웬만하면 정부가 제시하는 안(案)을 수용하는 편이지만 이번엔 다르다"며 "지금은 오히려 내원하는 환자들이 왜 그렇게 (정부가) '2천'을 고집하는 거냐고 걱정하며 물어보시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은 내달 10일 총선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해 당정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주자는 분위기"라며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나. 전공의들이 하듯 모든 의사(개원의)들이 그렇게 (휴진 등을) 할 순 없겠지만 다들 자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안한 대로 이제는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나 결자해지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금 상황이 정리된다고 해도 국민들이 의사를 보는 눈, 또 의사들이 정부를 보는 눈은 서로 굉장히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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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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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정의구현2024-03-28 14:28:06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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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박이 꼭 칼들고 해야만 협박인가요? 저것도 엄밀히 따지면 국민들 생명을 가지고 협박하는건데, 검사님, 판사님들 이것도 요리 조리 잘 따져보면 충분히 기소하고 재판할 수 있어 보이는데요. 누가 좀 나서줬으면 좋겠네요.

  • NAVER초원의얼룩말2024-03-28 14:02:59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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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파업 계속하고, 한 두달만 더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간호사 부터 무급휴가 돌리고 막다가 대형병원 부터 자금난으로 나자빠질듯...
    고정비 상쇄 되나? 왜 동네 병원이 못 쉬는지 아나?
    왜 가정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은 동네 병원들이 왜 없어졌을까,
    동네 병원 못믿고,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니 어려웠던거야.
    계속 그 자리에 있어도 유지가 안되는데 문을 닫는데 동참을 한다고?
    추가로 의협에서 주 40시간 하자고 하던데, 지금도 전공의 몸을 갈아 넣어서 착취로 운영하면서 힘들다고
    전공의들 이참에 쉬러 간 친구들다수

  • NAVER계영배2024-03-28 12:51:56신고

    추천20비추천6

    의대생이 왜 이짓거리에 동참 하나요 ? 아직 의사가 아닌데 너무 시건방진거 아닌가요 ? 뭐 의사고시라도 통과 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뭐하는 짓인지... 미래의 수입걱정을 지금부터 하자는 건지. 금융노련 파업 한다고해서 경제 경영 학부 학생들 동조 안하자나요? 금속노조 파업 한다고 공대 학생들 동조 하나요 ? 동지의식에 특권층 의식이 더해진 아주 질 나쁜 행태이고 선배 의사 놈들도 학생들 부추기는 짓거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중에 의사가 될지 안될지 못될지 모르지만 학생은 공부하는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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