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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건축 답사기…낯선 눈으로 서울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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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울 건축 여행

파이퍼프레스 제공 파이퍼프레스 제공 
서울의 근현대 건축물 54곳을 뽑아 정보와 감상, 역사와 인물 해설을 고루 담아 문장을 골라낸 '서울 건축 여행'은 휴일마다 건축물을 찾아다닌 저자의 답사여행 에세이다.

근현대를 다룬 역사 영화·드라마나 문학 속에서 숨쉬고 있을 근현대 건축물들이 첨단 도시로 꼽히는 서울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며 지나간 곳에는 김중업, 김수근처럼 한국의 대표 건축가들 작품부터 도심 속 높은 빌딩 사이에 더부살이하듯 자리잡은 역사적 장소들, 낯선 이름과 사건들이 등장하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들까지.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사무실과 식당의 근처에서 못 본 채 지나쳤던 공간들을 역사적 이야기와 함께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낸다.

일제 강점기 토목 회사(간조 경성지점)가 사옥으로 사용했던 건물, 북촌 한옥 지붕 사이로 보이는 가회동 이준구 가옥은 1938년경 2층 양옥으로 지어졌다. 구한말 세도가였던 민대익이 이 필지를 포함해 경복궁과 가까운 가회동에 많은 토지를 소유했고, 이를 본뜬 서양식 집을 여러 채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집의 설계자와 원 소유주의 기록은 자세히 남아있지 않다.

파이퍼프레스 제공 파이퍼프레스 제공 용산역 철도국에서 일했던 이봉창 열사가 다녀간 용산철도병원(현 용산역사박물관)은 붉은 벽돌로 지은 외벽을 그대로 유지한 채 용산의 유물과 역사를 담아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1928년 건립되어 일제강점기 철도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를 치료하는 병원으로 쓰였다. 입구에 당시 시공된 스테인드글라스가 복원돼 있고, 역사의 파고를 지나듯 좁고 꺾어진 계단을 따라 옥상 정원에 오르면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볼 수 있는 용산의 마천루와 마주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이 살며 작업실로 사용했던 고희동미술관, 펄벅과 가와바타 야스리 등 문인들과 교류했던 여류소설가 한무숙의 자택, 서촌 평범한 주택가에 위치한 친일파 윤덕영의 대저택 벽수산장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책은 인물, 동네, 문학, 영화, 미술, 건축, 학교, 박물관, 병원, 상업시설, 종교시설 등 건축물의 쓰임새와 공간에 따라 분류해 테마별로 살펴볼 수 있게 배치했다.


김예슬 지음 | 파이퍼프레스 | 5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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