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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팀 성적 넘어선 이정현, 外人 전성시대 속 토종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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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소노 이정현. KBL고양 소노 이정현. KBL고양 소노 이정현. KBL고양 소노 이정현. KBL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각 라운드마다 시상하는 최우수선수(MVP) 부문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독식했다. 1라운드부터 디드릭 로슨(원주 DB), 아셈 마레이(창원 LG), 패리스 배스(수원 KT), 앤드류 니콜슨(대구 한국가스공사)이 차례로 라운드 MVP를 차지했다.

예전에도 기록 부문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국내 선수를 압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국내 선수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구분하지 않고 실제로 가장 가치가 높은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표심이 향했다. 그 결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1~4라운드 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 5라운드에서 처음으로 국내 선수가 라운드 MVP에 등극했다. 고양 소노의 간판 스타 이정현이 미디어 유효 투표수 93표 중 과반이 넘는 49표를 획득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기간에 팀 성적은 부진했다. 소노는 5라운드에서 2승 8패에 머물렀다. 1승 8패에 그친 안양 정관장보다 승률에서 조금 앞선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러나 개인의 활약만큼은 가히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이정현은 5라운드 9경기에 출전해 평균 24.0득점, 6.7어시스트, 2.1스틸을 기록하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상위권을 이루는 득점 부문에서 국내 1위, 전체 5위를 차지했고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라운드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4일 부산 KCC와 경기에서는 KBL의 새 역사를 썼다. 이정현은 36분 동안 출전해 42득점(3점슛 6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아울러 국내 선수 최초로 '40-10 득점-어시스트' 스탯 라인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압도적인 활약을 발판삼아 부진한 팀 성적을 딛고 수상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 시즌 4라운드 MVP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뛰었던 이대성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라운드 성적은 2승 7패에 불과했지만 이대성의 활약은 놀라웠다. 그는 손목 부상을 당한 상태였음에도 라운드 평균 20.7득점, 3.6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MVP 투표에 팀 성적이 상당히 반영되는 게 보통이다. 선수의 가치는 승리와 연결됐을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표 결과를 보면 라운드 MVP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 들어 외국인 선수의 득점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 2시즌 동안 리그의 총 득점에서 외국인 선수의 득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3.9%였다. 올 시즌 기록은 29.8%로 크게 늘었다. 그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이 들어왔고 그들을 활용한 공격이 효과를 봤다.

이 같은 흐름에서 팀 공격의 핵심을 이루는 이정현의 눈부신 퍼포먼스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부진했던 팀 성적을 뒤로하고 이정현이 라운드 MVP를 차지한 이유는 국내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은 표심의 결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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