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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수입 왜 어려운가?… 수입 요구에 농식품부 진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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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농식품부 "검역 절차상 당장 수입 어려워"
현재 11개 나라와 협상중, 독일만 우선순위
절차 생략하거나 간소화 어려워, 병해충 유입시 더 큰 피해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NOCUTBIZ

올해 사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입에 대한 요구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농식품부가 과일 수입은 경제적 요인이 아닌 검역협상(수입위험분석)에 따라 절차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11일 '과실류 등 수입위험분석 절차'에 대한 브리핑에서 수입위험분석은 국제식물보호협약(IPPC), WTO SPS(동식물 위생․검역 조치) 협정 등에 근거해 과학적 증거(scientific evidence)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위험분석은 수출국 요청 접수를 시작으로 수입허용 기준고시 및 발효까지 8단계로 진행되며 품목은 양국간 협의에 따라 우선순위를 부여해 순차적으로 절차를 정하고 있다.

 

사과 수입 절차는? 당장 가능한가?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농식품부는 현재 사과의 경우 일본을 비롯해 뉴질랜드, 독일, 미국, 호주, 남아공, 브라질,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11개 나라와 수입위험분석 절차가 진행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일본이 가장 높은 5단계까지 진행되다 현재 협상이 중단(pending)된 상태며 뉴질랜드와 독일은 3단계, 미국은 2단계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순위가 사과인 나라는 독일이 유일하다. 일본은 우선순위를 배로 바꿨으며 미국은 자몽이다.
 
그렇다면 독일 사과 수입은 현실화 될 수 있을까?
 
농식품부 관계자는 "품목 특성, 병해충 분포 상황, 상대국 반응속도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침으로 소요기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수입이 허용된 기존 76건의 생과일·열매채소의 경우 평균 8.1년이 소요됐다. 반대로 우리 농산물이 외국에 수출되기 위해 상대국의 위험분석 절차를 거친 경우의 평균 소요기간은 7.8년이다. 우리 감귤이 뉴질랜드에 수출이 허용되는 데는 23년이 걸렸다.
 

우리가 사과로 우선순위를 요청할 수 없나?

사과 시식하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연합뉴스사과 시식하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연합뉴스
이에 농식품부는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다.
 
우선순위는 수출하는 나라의 수출 가능 여부,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되기에 그 또한 상대국과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즉, 우리 입장에서 신속한 수입을 위해 절차를 속전속결로 밟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위험분석은 외래 병해충으로부터 우리 농업 생산기반을 안전하게 유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식량안보, 국민 생명 및 건강 보호, 국민경제 안정 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식물방역법'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라 절차를 임의로 생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석절차의 성격상 각 단계별 검토를 마쳐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단계를 간소화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과만 유독 수입위험분석 기간이 긴 것인가?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사과와 관련해 호주는 1989년 수출 협상을 요청했고 일본은 1992년, 미국은 1993년 협상이 시작돼 현재까지 30년이 더 걸리고 있다. 협상 평균 소요기간 8.1년의 4배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있음에도 협상은 현재 1, 2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상대국이 사과에서 다른 품목으로 우선순위를 변경하는 등 교역구조가 바뀐데 따른 것으로 사과에 특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사과의 우선순위가 후순위여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과 수입위험분석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병해충은?


사과의 경우 위험 병해충은 과실파리류(47종)와 잎말이나방류(6종), 그리고 과수화상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산 사과의 경우 5단계(위험관리방안 작성) 협의 과정에서 지역에 특정된 나방류에 대한 위험관리방안이 협의되지 못하면서 우선순의가 배로 바뀐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병해충이 유입되면, 우리나라 대표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 배, 딸기, 포도, 감귤, 단감 등의 수출이 중단될 수 있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미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사과묘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과수화상병 피해는 매년 늘고 있다.

사과·배 나무를 말라죽게 하면서 매년 평균 247억원의 손실보상 및 365억원의 방제비용이 들고 있고 현재 34개 시·군으로 확대된 상태다.
 
정혜련 농식품부 국제협력관은 "우리나라의 사과 가격 상승에 따라 수출 협상 등을 문의해 온 국가는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위험분석은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절차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이 절차에 따르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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