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 옛 원예농협에 조성된 공동판매장. 최명국 기자전북 전주시가 67억원을 들여 남부시장 옛 원예농협 건물에 만든 공동판매장이 운영자를 찾지 못해 2년 가까이 방치됐다.
당초 시는 공동판매장을 전북 각 시·군의 특산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과 '노(No) 플라스틱 카페', 제로웨이스트(ZeroWaste) 매장,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화공판장 작당'으로 이름 지은 공동판매장은 남부시장 옛 원예농협 건물의 대대적 리모델링을 거쳐 2022년 9월 준공했다.
지상 2층 건물로 1층(1511㎡) 리모델링과 건물 및 토지 매입, 설계용역·안전진단·구조보강공사 등에 총 67억 2500만 원이 들었다.
7일 오전 CBS노컷뉴스가 찾은 남부시장 공동판매장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판이 붙어 있었다. 2층 건물은 불을 밝혔지만 사람의 움직임은 없었고, 1층은 불이 꺼진 채로 텅 비었다.
전주시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공동판매장 관리위탁 운영자 모집 입찰 공고를 냈지만 1~6차 공고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마지막 7차 공고는 입찰이 한 건에 그쳤다.
시는 벤치마킹을 위해 전주 팔복동 공장마을, 충남 예산시장 및 ㈜더본코리아 등을 찾아 운영자 모집 방향을 모색했다. 또 ㈜글로우서울, 이종현 AVPN한국대표부 총괄대표 등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예산시장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백종원 국밥거리' 프로젝트에 힘입어 전국적 명소로 성장했다.
전주시청 전경. 전주시 제공전주시는 민간 관리위탁 원가계산용역을 통해 기존 관리위탁료(연간 8300만 원)를 다시 산정할 계획이다. 최근 몇년 간 공공요금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민간 업체의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전문가는 위탁료(시설사용료)를 하향 조정할 것을 권했다.
위탁료 재산정에도 운영자 모집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관 수익을 위해 공연장 용도로 활용하려던 2층 공연시설이 공연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는 또 노플라스틱 카페, 제로웨이스트 매장 계획도 'ESG경영 실천에 노력하고, 관련 개선 과제 발굴 및 해결'로 바꿨다.
'시간대별, 고객맞춤형 차별화 메뉴'라는 제안 사항도 '판매장 운영에 자율성을 보장한다'로 변경하는 등 문턱을 낮췄다.
시는 이 같은 공동판매장 운영계획 변경에 따라 이달 중 위탁운영비 원가계산용역을 마치고 오는 5~6월 운영자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시 관계자는 "운영제안 공고와 제안서 심사, 기술 협상, 협약 및 계약 체결 등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며 "내년 초 공동판매장을 개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