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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홍보맨이 펼쳐놓은 뭉클한 편의점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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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어쩌다 편의점

돌베개 제공 돌베개 제공 
"오빠… 여기서 알바해?"

편의점에 갑자기 등장한 여자친구의 물음에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편의점 회사에 입사한 정직원이라는 말 대신 "아니"라는 짧은 답변과 함께 "3천 원. 할인이나 적립할래?"라는 아주 본분에 충실한 접객용어로 응대했다는 이야기에 동료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어쩌다 편의점'은 12년차 편의점 회사 홍보맨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과 편의점 뒷얘기와 속얘기를 담은 편의점 에세이다.

24시간 불을 밝힌 편의점에는 점주와 보통의 시간제 아르바이트 직원이 있지만 편의점 회사의 직원도 편의점을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보통'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이라는 릴레이 페달을 밟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열정에 주목한다.

편의점 안에 깃든 에피소드 역시 다양한 사람과 제품만큼 가지각색이다.

편의점에서 일 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무엇일까? 바로 '컵얼음'이라고 한다. 편의점 업계에서 한 해 동안 팔리는 컵얼음은 대략 5억 개 정도다. 2000년대 후반 편의점에 등장하기 시작한 컵얼음은 원래 커피, 복숭아 홍차, 레몬에이드 등 파우치 음료를 따라 마시는 아이스 드링크를 위해 만들어진 보조 상품이었다.

저자는 늘 무뚝뚝하게 깡깡 얼어 있지만 발군의 사교성을 발휘한 컵얼음이 아이스 드링크 외에도 다양한 술, 음료와 사계절 내내 꾸준히 합을 맞췄다고 말한다. 컵얼음은 2013년 처음으로 소주, 맥주, 바나나맛 우유 등 쟁쟁한 스테디셀러를 제치고 편의점 전체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후 단 한 번도 왕좌를 놓친 적이 없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냉동고의 얼음이 시대와 입맛의 변화에 따라 지난 10년 간 편의점 인기 상품의 숨은 주인공이었던 셈이다.

편의점이 얼음 가게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삼각김밥 포장을 잘 뜯는 방법과 그 안에 숨은 애환, 도시락과 막걸리 등 진열대 위의 편의점 제품이 품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소위 자본주의의 축소판이라는 불리는 편의점이라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차가운 속성 그 안에 애틋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무엇이든 있을 것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편의점. 드라마 속에서 편의점 창문으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의 모습. 아르바이트 직원의 고단한 일터. 편의점 문을 열면 간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진열된 제품들의 손짓까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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