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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 튀르키예인? 대통령실 출신 후보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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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국힘 예비후보들, 중앙당에 경선 보류 신청서 등 제출
조회수 600여회, '좋아요' 1200여건의 동영상…댓글은 남미권에서 작성?
국힘 공관위 "경선 관련 의혹은 비공개 원칙" 무대응
예비후보들 "당의 대통령실 출신 편들어주기" 반발
해당 후보 "내가 제작한 영상 아니고 댓글도 모르는 일…억울하다"

국민의힘 소속 수도권 총선 후보 공천을 받은 C씨가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동영상 소개 화면 캡처. 독자 제공국민의힘 소속 수도권 총선 후보 공천을 받은 C씨가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동영상 소개 화면 캡처. 독자 제공
수도권의 국민의힘 총선 후보가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내에서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후보가 대통령실 출신이어서 당내에서도 불공정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내홍 조짐마저 보인다.
 

수도권 국힘 예비후보들, 중앙당에 경선 보류 신청서 등 제출

29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수도권 예비후보 A씨는 지난 21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경선 보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같은 당 B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클린공천지원단에 C 후보를 신고했다.
 
이들이 문제를 삼은 건 내부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로 선출된 C씨가 최근 선거구 내 한 교회에서 대통령의 선물과 명함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고, 매크로 등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A·B예비후보는 지난 19일 C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쇼츠 동영상(스마트폰 규격에 맞춰 세로가 긴 형태로 제작된 1분 이내 짧은 분량의 동영상)을 둘러싸고 비정상적인 현상이 벌어졌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외국인 계정으로 수십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C후보가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표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그의 약력과 공약 등을 소개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조회수 600여회, '좋아요' 1200여건의 동영상…댓글은 남미권에서 작성?

이 동영상은 공개된 지 10시간 동안 조회수 662회, 좋아요(해당 동영상이 마음에 든다는 걸 드러내는 유튜브 표식) 1295건을 기록했다. 즉 이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662명인데 이 동영상이 '좋다'는 메시지를 남긴 이는 1295명이라는 의미다.
 
해당 동영상을 클릭하면 자동재생되는 유튜브 특성상 동영상을 시청하지 않고 '좋아요'를 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아요' 표식이 조회사를 2배가량 웃도는 건 흔치 않은 경우다.
 
해당 동영상은 공개된 지 열흘이 지난 29일 현재 조회수 1만1천여회, 좋아요 1300건, 57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열흘 동안 조회수가 1만건 늘어나는 동안 동영상 공개 초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던 '좋아요' 표식은 거의 제자리였다.
 
C후보를 고발한 상대 예비후보들은 동영상이 공개된 초기에 '좋아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도록 외부의 조작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또 해당 동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스페인어와 튀르키예어 등 유럽·남미 국적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대거 글을 남겼다.
 
댓글 중에는 스페인어권 출신 인물로 추정되는 인물이 "후보와 전통시장에서 만났다. 꾸벅 인사 하는 모습에서 믿음이 간다. 꼭 당선되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는 "후보님, 우리 아들이 꼭 응원합니다" 등의 어색한 표현들도 있었다.
 
의혹을 제기한 예비후보들은 C후보 측이 일부러 유튜브를 여론조작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의 댓글과 표식은 선관위나 수사기관이 조사하기에 용이하지만 해외에 본사를 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은 본사 협조가 없으면 조사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의혹 제기가 일리 있다고 봤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특성상 '좋아요'는 실시간 집계되지만, 조회수는 유효 조회수를 반영한 뒤 이후에 정확하게 집계되는 특성이 있어 일시적으로 '좋아요'보다 조회수가 적게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해당 사례의 경우 동영상을 시청하지 않고 '좋아요'를 눌렀거나 유효하지 않은 조회 방법으로 '좋아요'가 여러 계정에서 눌러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계정 댓글에 대해서는 "일부 한국인들이 저렴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을 하기 위해 VPN(우회접속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접속을 했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댓글을 남긴 이들의 유튜브 채널에 해외 자료와 활동 내역이 있다면 한국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더구나 해당 댓글은 한국어 수준이 애매하고, 글의 맥락이 없으며, 특정 내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특정 요청을 받은 외국인이 게시했을 가능성을 베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총선 후보 C씨의 쇼츠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과 댓글을 단 유저의 유튜브 홈 화면 캡쳐.국민의힘 총선 후보 C씨의 쇼츠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과 댓글을 단 유저의 유튜브 홈 화면 캡쳐.

국힘 공관위 "경선 관련 의혹은 비공개 원칙" 무대응


국민의힘 소속 예비 후보만 4명이 등록했던 해당 선거구는 지난 16일 B씨와 C씨의 경선을 통해 공천을 정하기로 정했고, 지난 23~24일 경선을 통해 25일 C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예비후보들은 본격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해당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공관위가 경선을 강행했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국힘 공관위 클린공천지원단 관계자는 "해당 의혹이 제기된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공관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는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제보자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비후보들 "당의 대통령실 출신 편들어주기" 반발


의혹을 제기한 후보들은 공관위의 무대응이 사실상 C후보 편들어주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A예비후보는 "C후보는 공천 면접심사 이전에도 선거구 내 교회에서 명함과 물품을 제공한 의혹으로 선관위 조사를 받았다"며 "이같은 의혹이 있었음에도 컷오프되지 않았고, 경선 과정에서도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당이 무대응한 건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실제 C후보는 예비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선거구 내 한 교회 예배에 참석해 담임목사에게 명함과 물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선관위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담임목사는 신도들에게 C후보를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라고 소개했으며, 그 역시 선관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후보는 예비후보 직전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 최근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하고 해당 선거구에 도전했다.
 

해당 후보 "내가 제작한 영상 아니고 댓글도 모르는 일…억울하다"

C후보는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C후보 측은 "문제가 된 동영상은 캠프에서 제작한 게 아닌 보수유튜버가 자원봉사 명분으로 제작해 후보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공개 초기에 조회수와 '좋아요'가 많이 나온 건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와 보수유튜버 구독자 유입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계정 댓글이 많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댓글이 달린건지 모르겠다.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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