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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최초로 '로봇 배우' 데뷔…'천 개의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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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천 개의 파랑'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서 4월 4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74년 역사상 최초로 로봇 배우가 무대에 선다.

국립극단은 연극 '천 개의 파랑'을 4월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천선란의 동명 SF소설(2019)이 원작이다. 출간 5년 만에 연극으로 처음 무대화되는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에서는 국립극단 최초로 로봇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을 위해 특별 제작한 로봇 '콜리'는 145㎝의 아담한 키와 원작에서와 같은 브로콜리색 몸통을 지니고 있다. 얼굴은 LED로 제작되어 눈의 밝기를 조절하고 말을 하는 등 원작에 등장한 콜리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다.

반자동 퍼펫 형태로 상반신과 팔, 손목, 목 관절 등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가슴에는 대사를 발화하는 스피커가 달려 있다. 콜리는 라이브로 움직임과 대사를 소화하는데, 조명장치 제어 시 사용하는 'DMX 신호'로 큐사인을 받아 자동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콜리 역할을 나눠 연기하는 인간 배우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기도 한다. 오작동을 대비해 콜리와 똑같은 사양의 '커버 배우'도 준비했다.

국립극단 시즌단원 윤성원, 이승헌, 최하윤, 허이레를 비롯 객원 배우 김기주, 김예은, 김현정, 류이재, 장석환 등이 출연한다. 김예은은 로봇 콜리의 움직임을 컨트롤하고 독백을 나눠 연기하는 등 로봇 배우와 찰떡 호흡을 보여 주며 인간을 닮은 로봇 콜리의 입체감을 더한다.

장한새가 연출하고 김도영이 각색했다. 두 창작자는 '햄버거 먹다가 생각날 이야기'와 '어부의 핵'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장 연출은 전작에서 로봇을 매개로 고도화된 기술이 만들어 낸 초연결세계의 다양한 현상을 무대 위에 구현해 왔다. 강 작가는 '왕서개 이야기' '붉은 낙엽'으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다.

장 연출은 "우리 모두 언제든 서로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지만 모순적이게도 점점 더 고립되고 외로워지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과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를 좇아가기 바쁜 세상에서 이 작품이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나아가 연대하는 행위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면 좋겠다. 로봇이 바라보는 세계를 온전히 함께 바라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4월 14일 공연 종료 후에는 장한새 연출, 김도영 희곡작가, 전강희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열린다.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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