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준비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SNS 캡처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무대 첫 실전 경기부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정후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 경기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정후의 미국 무대 실전 경기 첫 안타는 1회부터 폭발했다. 팀이 0 대 2로 끌려가던 상황, 이정후는 시애틀 우완 선발 조지 커비(26)를 상대로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3구째를 노려 1루수 옆을 지나가는 땅볼 안타를 만들어냈다.
커비는 시애틀이 자랑하는 투수 기대주다. 작년 시즌엔 31경기에 선발로 나서 13승 10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3.35를 남기는 등 활약해 올스타로 뽑힌 바 있다. 아메리칸 리그(AL) 사이영상 투표에선 8위에 오를 정도로 능력 있는 투수다.
1루를 밟은 이정후는 후속 타자인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땅볼 타구 당시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했다. 이어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홈으로 들어와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1번 타자 이정후의 안타를 시작으로 웨이드 주니어의 안타, 패트릭 베일리의 만루 홈런까지 이어지며 샌프란시스코는 1회에만 5점을 뽑아냈다.
주루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SNS 캡처
이정후는 이어진 2회 타석에선 1루수 땅볼 아웃, 4회에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야 했다. 이후 5회 시작과 동시에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교체되며 MLB 첫 시범 경기를 마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은 안타 24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0 대 1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했다는 평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고 빅 리그에 입성했다.
이적 직후부터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2024시즌 주전 외야수 및 1번 타자로 낙점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 말 이정후의 리드 오프 기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초 이정후는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의 시범 경기 개막전인 시카고 컵스전에도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허리 쪽 미세한 통증을 느껴 무리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연합뉴스한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과 고우석(25)은 이날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3차례 시범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3볼넷 1타점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는 중이다. 타율은 7할 5푼을 기록하고 있다.
고우석은 앞서 26일 팀 자체 연습경기에 등판해 몸을 풀었다. 하지만 아직 시범 경기에선 데뷔하지 못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4)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박효준(27)도 이날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배지환은 올해 2차례 시범 경기에 출전해 몸에 맞는 공 1개를 얻어냈지만 아직 안타가 없다. 박효준은 지난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기록하며 시범 경기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타율 6할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