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을 지시하는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KOVO 제공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이 올 시즌 최대 승부처에 놓였다.
역대급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시즌 V-리그 남자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그 중심에 위치한 한국전력이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도드람 2023-2024 V-리그 대한항공 원정을 치른다.
한국전력은 현재까지 16승 15패(승점 47)를 기록하며 리그 4위에 위치해 있다. 한국전력이 이날 대한항공을 잡는다면 OK금융그룹(17승 14패 승점 50)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설 수 있다.
반면 패한다면 또다시 5위 삼성화재(17승 14패 승점 44), 6위 현대캐피탈(14승 17패 승점 44)의 추격에 마음을 졸여야 한다. 정규 시즌 종료까지 각 팀당 5~6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리한 순위를 선점해 두고 리그를 운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전력은 이날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우리카드, OK금융그룹, 삼성화재, KB손해보험과 차례로 경기한다. 다행인 점은 1위 대한항공과 2위 우리카드 말고는 나머지 3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이번 시즌 3승 2패, 삼성화재전에선 4승 1패를 거두고 있다. KB손보를 상대로도 4승 1패로 우위다.
게다가 이날 맞붙을 대한항공을 상대로는 2승 3패로 열세지만, 계양체육관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2승을 모두 적지인 계양체육관에서 따냈다.
다만 승점 추가가 필요했던 직전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허무한 셧 아웃 패배를 당한 것은 아쉽다. 게다가 이 경기에서 외국인 주포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205cm)가 부상을 당하며 대형 악재를 맞았다.
타이스는 2세트 19 대 14 상황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전력의 핵심인 타이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한국전력의 봄 배구 진출은 장담할 수 없다. 국내 공격수인 서재덕(194cm)과 임성진(195cm)의 활약이 더욱 필요해진 시점이다.
지시 중인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KOVO 제공홈 팀 대한항공도 물러설 수 없다. 대한항공은 현재 20승 11패(승점 61)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하지만 2위 우리카드(20승 10패 승점 59)가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5라운드를 5승 1패 호성적으로 마쳤다. 특히 팀의 토종 주포로 떠오른 임동혁(201cm)의 활약이 눈부셨다.
임동혁은 5라운드에서 6경기에서 54.6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31점을 뽑아냈다. 특히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임동혁은 서브 5득점, 블로킹 9득점으로 두 부문 모두 라운드별 개인 최다를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5라운드 최우수 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임동혁은 기자단 투표 31표 중 총 17표를 얻어 요스바니(삼성화재·6표), 레오(OK금융그룹·5표) 등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데뷔 첫 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봄 배구를 노리는 한국전력과 1위를 노리는 대한항공의 맞대결에 남자부 모든 팀이 주목하고 있다. 두 팀의 경기 결과는 팽팽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남자부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