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박성은 기자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광주 주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아 진료 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임의와 인턴 등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들마저 대거 이탈할 것으로 예상돼 의료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2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본·분원의 319명 전공의 중 27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115명이 불이행확인서를 받고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 교수 인력에 전임의 120여 명을 투입해 병원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입원 업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전임의 10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이번 2월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진료과를 돌며 1년 동안 수련의(인턴) 기간을 거친다. 이후 원하는 전공을 선택해 해당 과에서 4년 동안 전공의(레지던트)로 근무한다.
전공의 기간을 거친 뒤 전문의 시험을 통과한 뒤 대학병원에 남아 1~3년 동안 업무를 보는 의사들을 전임의(펠로우)라 칭한다.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 붙은 안내문. 박성은 기자전남대병원은 당초 전임의 계약 만기를 고려해 신규 전임의 52명을 선발했으나, 아직 계약서 작성 등 근무 확정이 나지는 않은 상태다.
전공의 사직서 제출에 이어 전임의들마저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3월부터 전남대병원은 교수 300여 명과 전임의 50여 명만 남게 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중증도가 높은 수술을 위주로 평소 대비 30% 수술만 이뤄지고 있고, 입원은 평소에 비해 절반 가까이 병실을 비워둔 상황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평소에 비해 30% 밖에 안 되는 인력이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선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며 "다음 주에 전임의마저 채워지지 않으면 진료 차질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교수와 전임의, 간호사 등 일선에 남아 병원 업무를 맡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상당해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26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박성은 기자
조선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임의로 임용될 예정이던 14명 가운데 12명이 임용포기 의사를 밝혔다.
기존에 근무하던 전임의 19명 중 4명만이 3월 이후에도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용을 포기하지 않은 전임의가 근무하겠다고 한다면 오는 3월부터 전임의 수는 최대 6명으로 평소 대비 3분의 1 수준이 된다.
조선대병원은 신규 입원은 줄이고 상태가 호전된 환자들은 협력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거나 퇴원시키고 있다. 응급실 및 중환자실의 경우는 교수, 전임의를 투입해 당직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남대병원과 마찬가지로 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하거나 취소 중이다.
한편 광주지방검찰청은 이날 광주경찰청·전남경찰청과 실무협의회를 열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는 지금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있는 만큼 29일까지 여러분(전공의)들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전공의들에게 복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29일로 제시했다.